- 오너 디자이너들의 임금 횡포 "디자이너 되고 싶으면 참아"
- 입력 2013. 08.05. 08:32:25
- [매경닷컴 MK패션 임소연 기자] ‘패션계는 짜다. 오너 디자이너들은 더 짜다’ 오너 디자이너브랜드 디자인실 디자이너들의 박봉 문제는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그러나 최소한의 생계비 보장도 안되는 임금은 물가상승과 무관하게 전혀 변동이 없어 시정이 요구되고 있다.
오너 디자이너브랜드에 근무하는 대부분의 디자인실 인턴, 어시스턴트의 월급이 30~40만원선이라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왠만한 카페 아르바이트생의 월급과 비교해 봐도 터무니없이 낮은 액수가 임금으로 책정된 근거는 무엇일까.이는 오너 디자이너들이 살아남기 힘든 시장 구조에 근거한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실상은 이런 월급 체제를 고수해야하는 것이 디자이너 개인의 재정 상태가 어려워서 만은 아니라고 관계자들은 전한다. 어느 정도 탄탄하게 자리를 잡은 유명 디자이너 조차 저비용으로 직원들을 부리는 경우가 다반사라는 것이다.
국내 유명 디자이너 A 밑에서 2년 간 총괄 업무를 보고 있는 B 역시 아직까지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월급 30만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제 사정이 좋지 않아 급여를 올려주기 힘들다던 디자이너 A가 집을 사고 차를 바꾸면서 B와의 마찰이 생기기도 했다.
B가 2년 만에 급여 협상을 위해 부른 액수도 고작해서 10만원이다. 그런데 이 마저도 이야기하기 조심스러운 부분이라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디자이너 개인의 지출을 조금만 줄이면 직원들의 복지를 보장해 줄 여건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디자이너 A는 일종의 ‘품위 유지비’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만 설명한다.
디자인실 직원에게 쏟아지는 업무량은 끝이 없고 B처럼 디자이너 대신 실무를 맡아 수행하는 사람도 많다. 그럼에도 그들에게 지급되는 대가가 최소한의 복지도 지켜주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게 문제다.
저비용, 고효율을 바라는 패션 업계의 관행상 정식 디자이너가 되기 전까지 납득하기 힘든 최저임금을 주는 것이 당연시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돈을 주는 디자이너나 돈을 받는 직원이나 좀처럼 이 상황을 바꿀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는 디자이너 한사람이 직원의 월급을 올린다고 해서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다. 이 보다는 이런 부당한 관행이 더이상 진행되지 못하도록 하는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것이 패션계의 입장이다.
인턴 급여 지급제같은 정부의 정책을 확장해 디자인실 직원들의 기본적인 복지를 보장하는 등 구체적인 지원안이 필요하다. 이처럼 오너 디자이너들이 부담없이 직원을 채용할 수 있는 지원 방안이 시급하다고 패션계는 지적하고 있다.
[매경닷컴 MK패션 임소연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 MK패션, photopar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