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의 대가는 뇌 ‘프로포폴에 이어 펜타민까지’ [미용성형OX②]
- 입력 2013. 08.05. 10:47:20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최근 한 보도를 통해 결혼을 앞둔 여성이 펜타민 성분이 든 다이어트 약 장복에 따른 부작용으로 뇌가 6~7세 수준으로 떨어져 결국 장애 3급 판정을 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연예인 프로포폴 남용에 따른 공판이 아직 진행 중인 가운데 다이어트 약 부작용까지 공론화되고 있어 극단으로 치닫는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뜨겁다.최근 불거지는 논란은 성형외과를 출입하면서 이런 저런 약들의 예상외의 효능을 접하게 되면서 꼭 필요한 상황이 아님에도 습관적으로 찾게 된다는 데 기인한다.
프로포폴이 대표적인 사례로 항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돼있으나 일반적으로 마약과 같은 중독 증세를 일으키지 않는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러나 이와 무관하게 예상외의 곳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게 된다.
프로포폴은 성형외과뿐 아니라 내시경처럼 가벼운 수면을 요구하는 검사나 시술 등을 행할 경우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마취약이다. 마취를 요구하는 수술에서 마취 전문의가 필요한 것이 관례이나, 성형외과의 경우 가벼운 시술도 많이 시행되고 있어 프로포폴이 흔하게 사용된다고 한다.
전문의들은 프로포폴이 잦은 성형외과적 수술 과정에서 중독되는 것으로 알려있으나 수술을 통한 중독 내지는 이와 유사한 증세가 나오는 것은 일반적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프로포폴에 대해 신경과전문의 한광수는 "프로포폴이 항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돼있지만 마약과 같은 중독증세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프로포폴을 맞으면 수면효과가 있기 때문에 수면제와 같은 의존성이 생기게 됩니다. 따라서 프로포폴을 습관적으로 복용하게 되면 자력으로 수면을 취할 수 없게 됩니다"라며 수면조절 장애를 경고했다.
그에 따르면, 프로포폴은 마취과 의사가 아닌 경우에도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내시경 등을 위한 일시적 수면을 목적으로 사용된다고 한다. 일부 여론에서 다소 극단적으로 보도되는 것과 같은 중독증세가 있지는 않지만 시술시 사용되는 경우 시술 자체가 위험하지 않아도 수면의 깊이가 조절되지 않으면 무호흡증세 등으로 인해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용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마약 역시 베트남전 당시 부상으로 죽음을 앞둔 병사의 안락사를 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부상을 당해 죽음을 앞둔 동료병사를 적진에 두고 와야 하는 경우 마약을 상처부위에 뿌리면 편안하게 죽음을 맞이하게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후 마약의 이러한 환각 증세가 알려지면서 오남용이 시작됐다.
우리나라에도 이처럼 실용에서 시작돼 오남용으로 확장된 경우가 있다. 지금은 재배가 금지됐지만 예전에 어머니들은 뒤뜰에 흔하게 자라는 양귀비에서 진액을 짜내 사탕과 같은 환을 지어서 아픈 아이들에게 아주 소량씩 주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일시적 무통 증세에 대한 기억이 저장돼 심각한 중독세로 이어지기도 했다.
시작은 좋았지만 결국 남용과 중독으로 진행되는 수순은 해당 약의 본래 성분이나 기능만이 아니라 다른 파생된 효능에서도 기인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됨을 위 두 사례가 경고한다.
의사의 처방을 받아야 하는 다이어트 약에 포함된 펜타민의 후유증의 심각성은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프로포폴보다 더 심각한 듯하다.
펜타민은 식약처에 의해 4주 이상의 장복이 제한되고 있다. 그런데 장애 3급 판정까지 받은 이 여성은 펜타민이 포함된 약을 4주 이상 장복했을 뿐 아니라 중복 복용이 금지된 다이어트 약을 남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에 대해서 사례를 정확히 몰라 알 수는 없으나 "만약 펜타민에 의한 증세라면 펜타민을 끊으면 다시 정상으로 복귀된다"라면서 그러나 중복 복용 등이 있었다면 정확하게 단언할 수 없다고 했다.
약은 긍정이든 부정이든 의존 증세가 생기게 된다. 외모의 불만으로 시술이나 수술에 의존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접하게 되는 약으로 인해 정서적 불안까지 약으로만 치유하려는 의존성이 생기게 된다. 이 과정에서 결국 자연치유력을 상실하게 된 사람들은 끝없는 나락으로 빠진다.
한광수 전문의는 "성형도 치료다. 외모 컴플렉스로 일상생활이 힘든 사람들에게 자신감을 붇돋아 주고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분명히 치유 효과가 있다. 그런데 한두 번으로 끝나지 않고 반복되는 것이 문제다”라며 필요와 욕망의 차이를 분명히 가르는 것이 쉽지 않다고 했다.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MK패션, photopar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