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지옥 ‘화장품 해외직구’의 위험한 유혹 [쇼핑몰 해부①]
입력 2013. 08.06. 08:56:34

[매경닷컴 MK패션 이예원 기자] 화장품을 구매하는 유통 경로가 다각화되면서 온라인을 통한 해외직접구매가 해마다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아직 공론화 되지는 않았지만 정확한 검증 절차를 거치지 않은 수입화장품 부작용 문제의 심각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여성 소비자들은 중간 마진이 붙어 국내에서는 몇 배로 뻥튀기돼 비싸게 구입해야 하는 수입화장품을 일명 ‘직접 구매 방식(이하 직구)’으로 구매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직구란 해외 인터넷 쇼핑몰이나 해외 구매대행 사이트를 이용해 저렴한 가격으로 물품을 구입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 5일 대한상공회의소의 ‘해외 직접구매 이용실태 조사’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쇼핑족 1천 6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24.3%가 해외 인터넷 쇼핑몰이나 구매대행사이트를 통해 직구를 해본 적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2년간 평균 5.7차례에 걸쳐 93만 원 상당의 상품을 해외 인터넷 쇼핑몰이나 구매대행사이트에서 구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26.8%가 화장품을 구입하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응답한 사람 중 해외 직접구매를 선호하는 이유(복수응답)로는 ‘국내 동일상품보다 싼 가격’(67%), ‘국내에 없는 브랜드 구매’(37.8%), ‘다양한 상품 종류’(35%) 등을 꼽았다.
이러한 직구를 선택한 많은 이들은 ‘해외 통관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국내에서 사는 것보다 싸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제품 가격과 해외, 국내 배송비 등을 합쳐서 약 15만원이 넘지 않으면 무관세 대상이기 때문에 유명 브랜드의 화장품을 해외 사이트에서 살 경우 국내에서 구입하는 것보다 더 싸게 살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해외직구(직접 구매)를 하는 사람들은 이에 대한 정보를 블로그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공유하고 있다. 원어로 쓰여진 해외직접구매사이트에 회원으로 가입하는 것부터 배송대행지를 설정하는 법, 주문한 무게 당 추가 배송비용 등 자세한 절차 등의 정보를 공유하는 것.

하지만 이런 직구에 따른 폐해는 해외 화장품을 국내 소비자가 구매해 사용한 후 부작용이 있어도 문제를 제기할 대상이 분명치 않거나 문제 제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이는 국내에서 규제하는 화장품 성분과 해외에서 규정한 화장품 성분이 다르다는데 기인한다.
직구의 경험이 있는 이들 중 34.5%는 건강식품을 구입한다고 밝혔는데, 이들은 인천공항국제우편세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불법의약품인지 아닌지 정보검색을 할 수 있다. 하지만 화장품의 경우 국내에서 배합 금지된 성분이 들어간 화장품으로 지정해 판매 금지하고 있는 제품을 찾기란 쉽지 않다.
직구의 경우 한가지 상품을 판매목적으로 다량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면 통관시 비관세로 분류돼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이러한 구매방식은 소비자에게 싼 값에 다양한 종류의 화장품을 구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개인의 피부 상태와 체질에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가능성 역시 높아지기 때문에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부작용이 일어났더라도 직접 해외 화장품사와 연락해야 하는데 이것 역시 쉽지 않다.
수입 화장품의 성분표를 꼼꼼히 따져 구매하는 똑똑한 소비자도 있다. 하지만 화장품 부작용에 시달린 이들 중 대부분은 입소문만 믿고 본인의 피부타입을 고려하지 않았다. 국내에 들여오지 않은 제품은 국내 소비자들의 피부 상태, 식약처의 허가가 나지 않는 성분이 함유돼 있는 등 여러가지 복합적인 원인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그저 ‘값싸다’는 이유로 무분별한 직구를 이용하다가 절약한 비용보다 값비싼 피부과 치료를 받게 될 수 있다. 이에 유통 관계자는 “직접 구매방식을 이용해 잘 알지 못하는 제품을 구매하는 것보다 자신에게 잘 맞으면서도 국내 보건기구, 식약처 등에서 검증된 양질의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한 소비방법일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매경닷컴 MK패션 이예원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MK패션, photo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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