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악수술 환자 중 절반은 부작용 “나 돌아갈래!” [미용성형OX③]
- 입력 2013. 08.07. 08:57:50
- [매경닷컴 MK패션 백혜진 기자] “입술을 들어 올려 입술아래에 있는 살을 절개하고 윗턱인 상악(上顎)과 아랫턱인 하악(下顎)의 뼈를 잘라서 2개로 분리한 뒤, 정상 교합에 맞도록 상악과 하악의 뼈를 이동시켜 위해티타늄재질로 된 핀을 박아 고정한다. 그야말로 대수술이다.”
치과전문의에게서 간단하게 들어본 양악수술 방법이다. 최근 성형 트렌드는 눈, 코가 아닌 ‘양악’이다. 양악수술은 원래 성형외과가 아닌 치과에서 주걱턱이나 무턱, 또는 얼굴기형 환자를 위해 시작된 수술이다. 하지만 최근 국내의 양악시장은 전세계에 유일무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확대되어 있다.미국의 덴티스트리 투데이에서는 한국의 양악수술을 소개하며 ‘양악수술은 극심한 부정교합으로 음식을 씹기 힘든 경우에만 극단적인 해결책으로 시행된다’고 설명한 반면, 한국의 양악수술에 대해서는 “연간 5000회에 이르는 양악수술 중 52%가 안면 마비를 비롯한 신경계통 부작용을 겪고 있다”고 꼬집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한국에서 치료목적의 위험한 수술이 ‘동안수술’로 탈바꿈해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며 ”규모가 커진 미용·성형 시장에서도 양악수술이 수익성이 큰 성형수술로 여겨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한민국이 겪고 있는 양악수술의 안전 불감증에 대한 보도는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제미용성형외과학회(ISAPS)가 발표한 수치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한국이 1인당 성형을 받는 비율이 가장 높으며 현재에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뿐만 아니라 양약수술 피해 건수 역시 증가하고 있으며, 극단적인 피해 사례도 들려온다.
▲양악수술 후 입가와 턱 주변의 신경이 손상돼 감각이 없는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례가 많다. 이러한 부작용은 호전되기까지 기다리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다.
한 온라인커뮤니티에 글을 남긴 한 양악수술 피해자 A씨는 ‘턱 감각뿐만 아니라 혀의 감각이 사라졌다’고 호소했다. 대학병원에서 양악수술을 받은 그는 레지던트의 부주의로 실밥을 제때 풀지 못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동시에 “혀가 한쪽으로 휘는 현상에 기다려보자는 대답밖에 듣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신경이 돌아오지 않을 경우에는 재활치료를 해야 되며 지금으로써는 절망적이라는 것이 전언이다. 그는 “부정교합, 비대칭, 주걱턱이 있었지만, 사회생활에는 지장이 없었다”라며, “단순히 미용목적이면 더 고려하라”고 전했다.
▲20대 후반 B씨는 안면 비대칭으로 고민하던 중 양악수술을 받게 됐다. 하지만 양악수술 후 2개월이 경과했음에도 안면 비대칭은 호전되지 않았다. 또, 양쪽 볼이 부어올라 가라앉지 않고 있는 상황이었으며, 그나마도 붓기가 달라 미관상 보기가 좋지 않았다. 그는 “붓기가 빠져야 안면 비대칭 정도도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붓기 자체가 양악수술의 부작용인지도 알 수가 없다”며, “치료방법에 대해서도 알 방법이 없고 마냥 기다리기만 하는 상태”라며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했다.
▲심리적인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도 있었다. 부정교합이 아님에도 돌출입을 교정하기 위해 양악수술을 했다는 C씨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얼마를 들여서라도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돌출입 교정을 위해 찾은 병원에서 양악수술을 권유했고 병원의 말대로 수술을 했다가 구강구조가 심하게 변한 것. 그에 따라 웃을 때 잇몸이 보이는 현상, 코퍼짐 현상까지 동반됐다. 그는 “수술 전의 구강구조를 조금이라도 되찾고 싶다”며 “지금은 절망적인 상황. 자살 충동까지 들 때가 많다”고 심적인 고통을 드러냈다.
▲심한 출혈 및 호흡곤란으로 인해 사망에 이르는 사례도 있었다. 양악수술 후에는 기도가 부어서 막히게 되면서 호흡곤란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턱사이고정술로 아래턱을 위턱에 묶어 놓기 때문에 환자는 쉽게 가래를 뱉어내지 못한다. 돌출된 아래턱을 뒤로 밀어 넣는 수술은 특히 아래턱이 뒤로 들어가기 때문에 숨길은 더 좁아지며, 코와 입에서 출혈이 되면 환자의 후두를 자극해 후두경련을 일으키게 한다. 이때 기도확보가 되지 못하면 저산소증으로 의식불명의 상태 혹은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부작용에 대해 “일부 성형외과에서 심각한 경우가 아닌 환자들에게 무턱대고 양악수술을 해 문제”라고 지적했다.
방송매체에서는 양악수술의 극적인 변화를 강조하며 ‘아름다워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이는 환자의 상태와 합병증이 고려된 진단결과라기보다는 1500만원에서 2000만원을 호가하는 거액의 성형 상품을 팔기위한 상술에 불과하다.
한 치과전문의는 “양악수술은 결코 간단한 수술이 아니다. 심미성과 동시에 기능이라는 측면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실력이 검증된 전문인의 시술이 필수적”이라고 당부했다.
[매경닷컴 MK패션 백혜진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양악 취급 성형외과 홈페이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