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 직원이 감히 점심을?" 인권 사각지대 [SPA 시시비비③]
입력 2013. 08.07. 09:01:47
[매경닷컴 MK패션 임소연 기자] 자라, 에이치앤엠, 유니클로, 포레버21, 에잇세컨즈, 랩, 탑텐 등 SPA브랜드가 상권을 조성하는 기준이 되면서 점포수와 규모가 확대가 이어지고 있다.
패스트 패션이라고도 불리는 SPA브랜드는 매장 내 상품이 일주일 사이에도 수차례 변할 정도로 회전율이 높다. 또 지역 특성에 따라 잘 팔리는 상품도 제각각이라 매장별로 판매량이 높고 낮은 상품을 받고 보내는 맞교환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이 과정에서 매장 직원의 과도한 업무가 문제시 되고 있다.
“SPA브랜드의 특성상 매주 쏟아지는 상품을 감당하는 것이 가장 힘들다. 오고 가는 물건이 많다보니 일반 브랜드보다 유통 업무에 대한 체계만큼은 철저한 편이다. 일주일에 두 번씩 수 십, 수 백 벌의 신상품이 들어오는데 몇 벌이건 일일이 바코드를 찍어 전자상의 체크를 해야 한다. 그 밖에도 SPA브랜드는 재고를 모두 소진시키는데 중점을 맞춘다. 예를 들어 A매장에서 잘 팔리지 않는 제품이 B매장에서는 소진 상태일 수 있다. 그러면 B매장은 A매장에게 그 물건을 보내줄 것을 요청한다. 마찬가지로 A매장에서 잘 팔리는 아이템이 B매장에서 판매가 부진하다면 A매장으로 그 아이템을 몰아준다. 어느 지점인지와 상관없이 본사 기준으로 제품이 소진될 때까지 물건이 돌고 도는 것이다” SPA브랜드 관계자의 설명이다.
세일기간에는 제품을 소진시키기 위한 점포별 맞교환이 더욱 바빠진다. 그렇다보니 지역이나 규모, 브랜드에 따라 어느 정도 차이가 있겠지만 대부분의 매장이 최소 20명에서 50여명의 직원을 두고 있음에도 세일기간이면 일손이 모자라 전 직원 휴무 없이 일하는 것이 당연한 분위기다.
그러나 세일기간이 아니더라도 20명에서 50여명이라는 직원 수는 쏟아지는 매장 내 업무를 소화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SPA매장 직원의 입장이다.
“물론 세일기간이 가장 바쁘지만 주중, 주말 관계없이 항상 물품과 손님이 넘치다 보니 밥 먹을 시간조차 제대로 없다. 심지어 밥 먹는 시간도 출퇴근 전자 카드를 통해 월급에 계산된다. 그렇다보니 식사 시간이 1시간 주어지는 데도 대부분의 직원이 30분 만에 칼같이 식사를 끝내고 돌아와야 한다. 그래야 매무새 정도는 살피고 1시간 내에 전자 카드를 찍을 수 있다”
전자 카드 체제를 철저하게 따르는 한 SPA브랜드 직원의 경우 계약서에 기재된 연봉과 급여가 있음에도 한 번도 같은 액수의 월급을 받은 적이 없다고 전했다. 직원도 알 수 없는 기준으로 매달 다른 액수의 월급이 지급돼 책정 기준에 의문을 갖게 하는 분위기다.
“매출이 높은 날 근무를 했는지는 큰 관계가 없는 것 같다. 매달 급여 기준을 알고 싶으면 본사에 전화해야 한다. 그러나 직원 중에서 전화까지 해가며 급여 기준을 물어볼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심지어 세일기간이 포함된 달의 급여가 지난달보다 적어 본사의 급여 책정 기준을 더욱 모르겠다. 정확한 기준을 알려줬으면 한다”
그 밖에도 1년에 지급되는 교통비가 72,000원, 1달 식비가 100,000원이라는 기본적인 복지를 충당하는데 턱없이 부족한 계약 조건에 직원들의 어려움이 많은 분위기다.
이에 따라 대개의 SPA브랜드 매장 직원들이 매니저급이 아닌 이상 자신의 업무를 평생 직업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일종의 아르바이트 정도로 여기는 것이다.
쏟아지는 SPA브랜드 안에서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본사 측의 적극적인 지원과 복지 강화를 통해 매장 직원이 판매직으로서의 자부심을 갖게 하는 것부터 시작해야하지 않을까.
[매경닷컴 MK패션 임소연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 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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