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법 브로커, 해외환자 성형 피해 늘리고 있다[성형관광의 폐해②]
- 입력 2013. 08.07. 13:32:48
- [매경닷컴 MK패션 조혜원 기자] 강남 일대 유명 성형외과 다수가 불법 브로커로 환자를 유치한 사실이 적발되며 논란이 일고 있다.
해외 성형 관광객 중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중국에서는 이미 이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수차례 나오고 있는 상태였다. 브로커, 수수료로 인해 수술비가 심하게 부풀려지고 수술 후 관리가 무책임하다는 것.올해 강남의 한 성형외과 앞에서는 1인 피켓 시위를 한 중국인까지 생겼다. 피켓에 내용은 턱 성형으로 턱 신경이 마비가 됐는데 병원에서는 ‘수술이 잘 됐으니 책임이 없다’고 하고, 소개를 해준 사람도 ‘병원과 얘기하라며 발뺌을 한다’는 것이었다.
위와 같은 문제는 양악 수술, 사각턱 수술을 브로커와 의사가 외국 환자에게 너무 쉽게 권유하는 데서 발생하기도 한다. 부작용이 심해 웬만해서는 미관상의 이유로 수술하지 말라는 양악, 턱 수술을 외국 환자에게는 가장 추천한다는 것.
이 수술들은 기본 비용이 1천만원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병원 입장에서도 수익면에서 좋고, 퍼센테이지로 수수료를 받는 브로커도 짭짤한 소득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외국 환자들 여러명을 인터뷰한 결과 쌍꺼풀, 코보다 비용이 비싼 턱, 가슴 수술 권유를 가장 많이 받았다고 대답했다.
인터뷰에 응한 환자 중 A씨는 “지인이 소개시켜준 ‘언니’라는 사람을 통해 병원을 소개받았다. 언니와 병원의 상담 실장이 몰라보게 예뻐지는 수술이고 스타들이 제일 많이 하는 것이라며 양악수술을 추천했다. 그런데 수술 후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재수술을 해주겠다고 해서 한국을 세 차례 더 찾았다. 수술비만 공짜고 항공, 숙식비는 개인적으로 부담했는데 아직도 입이 다물지 않는다. 이 과정에서 언니라는 사람이 내 양악수술비 중 110만원을 가져간 것을 알았다. 큰 배신감을 느꼈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게다가 A씨가 부작용으로 병원을 재방문했을 때는 예약 시간에 맞춰 갔음에도 2시간이나 대기하게 하고 상담은 5분도 채 되지 않아 끝났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중국 포털사이트들에 ‘한국 성형’으로 검색해보면 한국 성형 위험에 대한 기사와 비싼 수술비, 사후 관리에 대한 불만글이 연이어 나온다. 이와 동시에 수많은 한국 성형외과 홍보글과 환자 유치를 위한 중국인 마케터를 구하는 글도 검색된다.
이같은 양면성은 한국 성형 관광의 현상태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뛰어난 의료 기술과 잘 갖춰진 시스템으로 선호도는 높지만, 갑작스러운 호황으로 적절한 질서와 규제가 부재하고 지나치게 상업화된 실태. 이대로 피해자가 늘어난다면 의료 강국은 위상은 금세 꺾이고 부도덕하고 돈만 밝히는 이미지가 한국에 고착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계속>
[매경닷컴 MK패션 조혜원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MK패션, photopar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