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같은 병원 다른 가격, 외국인, 한국인 성형 견적 비교 체험[성형관광의 폐해③]
- 입력 2013. 08.08. 09:09:56
- [매경닷컴 MK패션 특별취재팀] 불법 브로커를 고용한 강남 성형외과들이 대거 적발됐다. 더불어 브로커로 인한 높은 수술비와 무책임한 사후 대처로 외국인들의 한국 관광 성형에 대한 피해 목소리도 늘어나고 있다.
이에 실제 체감 상황은 어떠한지 알아보기 위해 성형 관광을 위해 강남을 찾은 외국인들을 만나봤다.압구정역 근처에서는 최근 성형을 한 듯한 관광객들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네 명이 함께 성형 관광을 온 말레이시아 관광객 O씨(41), J씨(44), M씨(37), A씨(52)도 그 중 하나였다.
1주일 전 수술을 하고 숙소에 묵고 있다는 이들은 “말레이시아에서는 한국에서 성형을 하고 오면 몰라보게 예뻐진다고 소문이 났다”며 말레이시아에서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수술을 했지만 결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수술 비용에 대해 물으니 O씨는 미국 달러로 코 9천달러, 쌍꺼풀 3천달러, 턱 5천달러를 줬다고 말했다. 이는 상식적인 한국의 성형수술 비용의 3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쌍꺼풀, 지방이식, 레이저 박피 등을 수술받은 나머지 셋도 비슷한 가격을 말했다.
‘국내 환자와 가격 차이가 난다면 어떨 것 같냐’는 질문에 “상담을 받을 때 외국인 가격표가 따로 있었다. 그 지역 사람이랑 외부 사람이랑 가격 차이를 두는 것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곧 “사실 인터넷에서 본 가격이랑 실제 한국에서 상담 받은 가격의 차이가 너무 커서 놀랐다. 상담하는 사람과 가격을 좀 흥정했다”고 큰 가격 차이에 대한 당황함에 대해 이야기했다.
병원은 말레이시아에서 지인이 소개해 준 뷰티 상품 판매일을 하는 사람이 소개해줬다고 밝혔다. 현지의 많은 브로커들이 뷰티 관련 업무를 하며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환자를 유치한다는 제보와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에 불법 브로커 의심이 돼 브로커에 대해도 물었다.
이에 “이쪽을 잘 아는 지인이라고 병원 추천만 받은 것”이라며 “브로커에 대해 들은 적이 없고, 중간에서 어떤 수수료도 떼어갔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들은 한국에서 받은 수술과 서비스에 대해 매우 만족하고 있었다.
원래 높은 가격이 책정된 병원인지 외국 관광객들에게 터무니없는 바가지를 씌운 것인지 파악하기 위해, 이들이 수술받은 압구정 3번 출구에 위치한 00 병원을 찾아 직접 상담을 받아봤다.
2명이 상담받은 결과 쌍꺼풀과 얼굴 전체 지방이식은 1백만원 초반대, 코는 3백만원대의 비용이 나왔다. 인터뷰에 응한 외국 환자들보다 쌍꺼풀과 지방이식은 3배, 코는 2배 가량 저렴했다.
앞서 인터뷰에서 언급된 가격표에 대해 묻자 “그런 것은 없다”고 대답했다. 혹시 외국인 친구를 데려와도 비슷한 가격에 수술을 할 수 있냐는 질문에는 “우리는 외국인이라고 더 받는 것 없다. 브로커도 없다. 하지만 사람의 얼굴에 따라 가격은 크게 차이날 수 있다”고 대답했다.
아무리 개인차를 고려한다해도 외국 환자와 국내 환자의 수술비 차이가 너무 큰 점, 같은 그룹 안에서는 비슷한 견적이 나온 점, 가격표가 없다고 거짓말을 한 점에서 이 병원이 설명과 다르게 브로커를 고용했을 거라는 의심의 여지는 다분하다.
위의 말레이시아 관광객 외에도 취재에 응한 성형 관광객들은 대부분 한국 성형에 대해 “한국의 성형 기술은 최고”, “한국에서 성형하면 무조건 예뻐진다” 등 매우 높게 평가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이 돈을 좇는 브로커가 기술과 결과와 상관없이 병원을 알선한다는 것과 상식 수준 이상의 거품 수술비를 내고 있다는 것을 알고도 계속 좋은 평가를 할지 의문이다. 이런 불법 행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음에도, 아직까지 실제 관광객들은 한국 성형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런 부조리들이 계속 이어진다면 이것이 밝혀지고 성형 강국의 이미지가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매경닷컴 MK패션 조혜원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이근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