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료관광 불법 브로커 근절, 대안을 찾아서…[성형관광의 폐해⑤]
- 입력 2013. 08.08. 09:13:14
- [매경닷컴 MK패션 특별취재팀] 불법 브로커의 손에 이끌려 한국을 찾은 해외관광객들이 몇 배로 불어난 시술가격과 체계적이지 못한 사후관리로 피해를 입고 있다.
최근에는 불법 브로커를 통해 환자를 유치해온 강남구 일대의 성형외과 27곳이 경찰의 압수수색 결과 적발되기에 이르렀다.이런 상황에서 정부 기관과 몇몇의 이익단체들이 나서서 불법 브로커를 대체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강남구청은 이에 대한 방안으로 6월 26일 압구정동에 강남관광정보센터를 개관하면서 1층에 ‘메디컬 투어센터’를 설치했다. 이 센터는 의료관광 코디네이터가 상주하면서 외국인 관광객에게 성형, 피부, 한방 등 다양한 분야의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센터 안에 부스를 설치할 수 있는 병원은 보건소 산하의 사단법인 의료관광협회에 소속된 174개의 병원이다.
병원의 선정기준에 대해서 강남구청의 한 관계자는 ‘외국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의사가 있는 병원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 센터는 개관한지 한 달이 조금 넘은 현재까지 6,000명 이상이 방문했으며 하루 방문객은 평균 200명에 이른다.
강남구청 관광진흥과 박희수 과장은 “각 분야별(성형, 부인과, 한방 등)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대만, 독일, 중국 등지에서 한국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메디컬 투어센터를 통해 만족을 표했다. 이들은 센터와 다양한 병원들과의 인접성, 쾌적한 시설, 훌륭한 의술 등을 장점으로 꼽았다”고 말했다.
문제가 된 전문 브로커는 허술한 사후관리와 불공정한 시술비로 논란이 됐다. 그럼에도 해외 관광객들이 이들을 찾는 이유는 해외에서 출발할 때부터 한국에 도착해 수술을 받는 부분까지 ‘연결성’이 있는 점 때문이다. 하지만 메디컬 투어센터의 경우 해외 관광객들이 강남관광정보센터를 직접 방문해야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이러한 ‘연결성’ 부분에서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그밖에 사기업들도 힘을 모아 ‘한국의료관광협동조합’을 설치했다. 이 단체는 의료관광 자체가 여행사, 마케터, 에이전시 등 다양한 분야가 결합돼야 함을 깨달은 몇 개의 업체가 지난해 협동조합법이 발효된 이후 만들었다.
이 조합의 관계자는 ‘조합원들은 병원 운영자를 뺀 여행사, 에이전시, 화장품 생산업, 해외 마케팅 전문가 등으로 꾸려졌으며 중국을 타깃으로 영업을 펼치고 있다’며 ‘암묵적으로 행해지고 있는 불법 브로커들의 ‘수수료’ 체계를 정확하게 제도화시키고 공개하는 것이 목적 중 하나’라고 밝혔다.
한국의료관광협동조합 박충석 이사장은 “외국인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병원과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에이전시 자체를 인정하고 보건복지부 등 정부에 등록하는 제도가 필요할 것”이라고 법적인 제안을 하기도 했다.
또한 이 조합은 한국 의료산업에 대한 지식이 없는 브로커들의 무분별한 활동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런 부분은 중국에서 모객하는 에이전시 소속 직원이나 국내에서 활동하게 될 코디네이터에게 한국의 의료시스템 및 한국 고유의 문화를 알려주는 ‘직원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료관광협동조합은 정부기관 아래에 속한 것이 아니라 의료관광 산업에 종사하고자 하는 사업체들이 모여 발족된 풀뿌리 이익단체다. 또한 이들은 의료관광산업에서 해결하지 못했던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만들어나가는 과정 중에 있다. 영리를 추구하는 이들이 초심을 잃지 않고 브로커와 다른 문화를 정착시키고 그 제도들이 얼마나 많은 불법 브로커들을 양지로 이끌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다.
[매경닷컴 MK패션 이예원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 MK패션, photopark.com,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