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형은 미친 짓이다’…그녀의 웃음이 가식적인 이유 [미용성형OX④]
- 입력 2013. 08.08. 14:18:12
- [매경닷컴 MK패션 백혜진 기자] ‘성형’이 대중화되다 못해 과열되고 있다. 더 예쁘게, 더 완벽한 비율을 갖기 위해서 그녀들은 오들도 수술대 위에 오른다. 오죽하면 ‘성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성형괴물을 줄인 이 단어에서 인조미로 무장한 그들을 향한 냉소적인 시각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성괴는 ‘미인’의 탈을 쓰고 있었다.한 성형외과의 사이트에서는 얼굴의 모든 구성요소 간의 거리가 1.618 대 1인 얼굴을 ‘미인 얼굴’이라고 설명하는 내용을 게시했다. 덧붙여 “얼굴윤곽수술에 대한 노하우와 독자적으로 개발한 방법으로 수술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며 “본 성형외과에서 황금비율에 도전하라”고 권유했다.
최근 tvN ‘화성인 바이러스’에는 일명 ‘인조인간 로봇녀’가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그는 5년간 성형수술을 무려 40회 차례 감행하며 성형미인의 전형이 됐다. 두꺼운 쌍꺼풀과 두툼한 애교살에 가늘고 오똑한 코는 물론, 지방이식을 했다는 그의 이마와 볼은 물풍선처럼 매끄럽고 볼륨감 있었다.
분명 못생긴 얼굴은 아니었으나 그를 마주한 MC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인조적인 스타일로 고치기 시작하며 욕을 많이 먹었다’는 그의 고충대로 일반 시민들의 반응 역시 ‘비호감’이었다. 특히 주변사람들로부터 ‘웃는 것조차 가식적으로 보인다’는 말을 들었다는 그의 얼굴에서 ‘아름다움’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 같은 인조미를 추구하는 여성들은 미디어를 통해 꾸준하게 소개되고 있다. 이들은 ‘수술하는 것이 죄도 아니고…’라는 반응이다. 어느 순간 미용을 위한 ‘성형’에 관대해진 인식이 낯설기만 하다.
성형미인을 보면서 각도에 따라 다른 연예인의 얼굴이 닮아 보인다는 느낌을 받아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에 전문가는 “미인을 만들기 위한 비율이나 각도를 맞추기 위한 시술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전체적인 얼굴의 조화와 개성을 살리기 보다는 미인이 갖추어야 할 코의 높이, 각도, 미간 사이, 이마의 볼륨감 등이 형식화되어 있다는 것.
이처럼 인위적으로 미를 조작해 만들어낸 마네킹 같은 얼굴이 사람 같지 않아 보는 이들에게 불편함을 준다. 판에 짜인 것처럼 반듯한 얼굴은 개인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개성을 묵살시킬 뿐만 아니라 그들의 희로애락 역시 가려버린 모양새다. 천편일률적인 이목구비의 성형미인이 짓는 웃음이 가식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이 때문일 것이다.
한편, 방송을 통해 ‘인조인간 로봇녀’는 “이제는 송혜교·한가인 같은 자연미인이 좋다”며 복원수술 의사를 밝혔다.
[매경닷컴 MK패션 백혜진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tvN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