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었던 옷 맞아, 그런데 왜?" 피팅이 부른 참사 [SPA 시시비비⑥]
입력 2013. 08.09. 09:22:22
[매경닷컴 MK패션 박시은 기자] SPA브랜드의 허술한 상품관리가 소비자들의 눈총을 받고 있다.
저렴한 가격과 잦은 세일로 불황 속 성황을 누리고 있는 SPA브랜드는 티셔츠와 니트까지 옷을 마음껏 입어보고 구매할 수 있어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쇼핑이 가능하다.
그러나 SPA특성상 워낙 제품의 종류가 다양하고 방대한 양이 빠르게 교체되기 때문에 제품관리에 소홀할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이다.
실제로 매장에서 티셔츠를 고르던 임모씨는 티셔츠의 상태를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하얀 티셔츠의 라운드 부분에 파운데이션이 그대로 묻어 있었는데, 이를 직원에게 항의하자 “모든 제품의 피팅이 가능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답변 뿐 이었다.
특히 이러한 제품 상태불량은 세일기간 극에 치닫는데, 시장 통을 방불케 할 정도로 많은 고객들이 밀려들어오고 옷을 입어보기 때문에 전시돼 있는 상품이 누더기로 전락해 버리는 것도 순식간이다.
SPA브랜드 매장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화장품이 묻어있거나 지퍼가 고장 난 옷 등 수선을 요하는 제품은 전담 세탁소로 보내지게 된다”며 “단추를 달거나 간단한 수선업무는 직원들이 작업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세탁소를 거치게 되면 기간이 길어지게 되고, SPA특성 상 빠른 판매가 이뤄질 수 없기 때문에 직원들 선에서 재빨리 조치를 취해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반면 빠른 제품회전으로 상품을 교체해야하는 경우가 많아 직원들이 일일이 제품의 상태를 확인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었다.
SPA브랜드가 밀집돼 있는 명동 매장의 경우 높은 매출에 비해 직원의 수는 보통 40명 정도에 불과했다. 그러나 그마저도 2교대로 직원이 교체되기 때문에 실제로는 반 정도가 매장에서 근무하는 셈이었다. 때문에 매장 직원들이 꼼꼼히 옷 상태를 체크하고 관리하기엔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한 장의 티셔츠를 하루에 20명씩만 입어본다고 쳐도 헌옷이 되는 건 시간문제다.
피팅 후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제도는 고객들에게 꼭 필요하지만, ‘옷을 입어 볼 수 있기 때문에’라는 이유로 관리 소홀을 포장하려는 SPA브랜드들의 무책임한 태도는 신뢰를 잃을 수 있다.
또한 고객을 위한 제도가 또 다른 고객에게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매경닷컴 MK패션 박시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진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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