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션계 불황은 하늘 탓” 이상기온으로 상반기 고작 6주 장사
- 입력 2013. 08.09. 10:42:28
-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뷰티시장의 갑을 논란이 촉발된 원인으로 중저가 브랜드숍의 빠른 성장이 거론된다. 아웃도어 역시 품질에서 가격까지 끊임없이 논란의 소용돌이를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이에 비하면 명품 가격인상에 대한 여론의 반응은 상당히 유화적이며, 소비조장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패션 역시 여론의 관심에서 비껴나 있다.논란마저도 피해가는 패션계의 극심한 불황에 대해 전문가들은 인재가 아닌 천재라고 표현한다. 한 패션계 관계자는 “12월말부터 시작해 봄 상품이 출고되는 1월을 기준으로 상반기 6개월 동안 춘하시즌 상품의 실제 판매기간은 많이 잡아야 고작 6주에 불과했다”라며 “4월까지 날씨가 추워서 이도저도 팔지 못했고 6월 마지막 주부터는 장마가 시작된다고 해서 매기가 끊겼다. 좀 극단적인 표현이기는 하지만 정상 매출로 장사한 기간이 6주가 채 안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라고 말하면서 한숨을 쉬었다.
그는 “이 상황에서 더 이상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느냐”라면서 패션업체들에게 투자나 변화는 사치라고 했다.
백화점이 SPA 입점과 관련해 논란에 휩싸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치할 수밖에 없는 것은 그나마 소모품처럼 살 수 있는 초저가 아이템 매출만 일어나기 때문이라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로 인해 재래시장화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이 감내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명품과 SPA를 제외한 중고가 및 고가 브랜드들은 짧아진 판매기간으로 인해 해마다 시즌 소진율이 떨어져 아웃렛을 운영을 하지 않고는 연 목표매출 실적을 맞추기 어려운 실정이다.
한 브랜드 관계자는 “이전에는 아웃렛 운영이 버거웠다. 재고가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아웃렛을 운영하려면 어쩔 수 없이 아웃렛용 제품을 별도로 생산해야 할 정도였는데 상황이 달라졌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하면 기업마다 아웃도어 브랜드를 론칭하고 아웃도어 사업부문에 사력을 집중하는 것도 납득할만한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아웃도어는 속성상 이상기온과 무관하게 판매가 일어나고 오히려 이상기온이 소비를 부추기는 등 날씨 덕을 톡톡히 보는 복종이기 때문이다. 고어텍스 점퍼, 윈드브레이커, 방수 점퍼 등 아웃도어 매출 주력 아이템 대부분이 이상기온에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우고 있다. 무엇보다 기능성이 함유된 제품에 대해서는 높은 가격 지불도 마다하지 않는 소비 심리를 파고든 전략이 적중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화장품 또한 아웃도어와 유사한 소비 품목으로 메이크업은 기분에 따라 좌우되는 만큼 날씨마케팅이 호소력 있게 다가갈 수 있다. 또한 아이돌 스타들의 인기와 함께 10대 메이크업이 일반화되면서 신규 수요를 끌어내 불황, 이상기온 등 어떤 재난사태도 통용되지 않는 철옹성 같은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
이 때문인지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숍은 소송과 고소 고발 등 갑을 논란이 한창인 가운데서도 세일을 평상시대로 행하고 달라지거나 달라지려는 의지도 없이 제 갈 길을 가고 있다.
패션계 불황은 천재인 날씨와의 싸움으로 비화되는 양상이다. 패션계가 전 세계적인 경기 하락과 이상기온, 두 가지 재난 중 하나라도 잡지 못한다면 지금과 같은 상황을 벗어나기는 힘들 듯하다.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MK패션, photopar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