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입브랜드 하시겠습니까” 콧대 높이는 최고의 기업성형 [해외브랜드 허와실②]
- 입력 2013. 08.09. 15:40:58
-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로컬 브랜드를 전개하는 중소패션업체들은 수많은 설움을 겪는다. 백화점들은 인지도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거부하고, 라이센스 잡지들은 재정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미지 관리를 이유로 로컬 브랜드에 대해서 은근한 거부감을 드러낸다. 직원들마저 적당히 경력이 쌓은 뒤 그럴 듯한 수입브랜드로 자리를 옮길 기회를 엿보기도 한다.백화점은 한때 매출실적이 저조했던 수입 컨템포러리 브랜드를 로컬과 동일한 취급을 하기도 했으나 이들 브랜드가 시장에 안착하면서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따라서 로컬 브랜드는 대형 매장으로 파고들어오는 SPA와 이미지를 앞세운 수입 컨템포러리 브랜드의 위용에 밀리고 있다.
한 중소패션업체 관계자는 “내가 서러워서 수입브랜드 꼭 한다”라며 대우받지 못하는 로컬 브랜드 전개업체로서 설움을 드러냈다.
현대와 SK 두 대기업의 적극적인 애정공세를 받은 한섬이 유일하게 패션시장에서 로컬브랜드 경쟁력을 인정받은 경우이다. 그러나 한섬의 선택을 받은 현대 역시 한섬을 상징하는 타임이나 시스템보다 랑방 끌로에 등 한섬이 보유한 막강한 수입브랜드들에 더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대의 이 같은 태도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지만, 유통 역시 자체적으로 경쟁력 있는 수입브랜드를 보유해야만 살아남는다는 냉혹한 현실의 반영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현대백화점은 롯데, 신세계백화점과 함께 3대 백화점으로서 명성을 누려왔으나, 최근 들어 여론은 롯데와 신세계의 양자 대결구도로 몰고 가는 분위기이다. 현대는 신세계가 강남점에서 성공을 거둠으로써 강남 상권 강자라는 자리까지 내주는 등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한섬을 인수한 이후 여론의 관심을 받고 있으며, 미래 비전에 대한 기대감이 동반 상승되고 있다.
이는 한섬이 보유한 수입브랜드가 강남 상권에서 현대백화점의 위상을 다시 찾아줄 수도 있다는 가정이 주된 이유임을 부정할 수 없다고 패션계는 말한다. 유통 특성상 제조에 대한 위험성을 감내하기 보다는 수입을 통한 안정적 브랜드 자원 확보에 더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수입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는 업체들은 최근 패션업체들이 보이는 맹목적 추종 현상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다.
로컬과 수입을 모두 전개하는 아이디룩 관계자는 여타 수입브랜드를 하고 있지만 마리메꼬는 주변 반응이 처음부터 달랐다고 전했다. W호텔 등과 같이 패션이 아닌 여타 업체들이 콜라보 제안을 해온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수입브랜드를 하고 있다는 것보다는 어떤 수입브랜드를 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일반적으로 명품으로 분류되는 브랜드를 가져오는 것이 좋지만 명품 역시도 ‘핫’하지 않은 것은 기업 경쟁력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면서 패션계가 주목하고 여론이 관심을 가질만한 수입브랜드를 유치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여타 중소패션업체들이 수입브랜드의 경쟁적 유치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이렇게 인수한 브랜드들이 오히려 짐이 되고 있는 것이 최근 패션시장의 실태이다.
한 대기업 해외사업부 관계자는 “수입브랜드를 유치할 때는 그 브랜드가 창출할 수 있는 시너지에 중점을 둔 포트폴리오가 필요합니다. 단순히 좋은 것 같다거나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서 시작하면 후회하게 될 확률이 높아지게 된다”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백화점이 명품 및 컨템포러리 브랜드 비중을 늘리고 있는 한 생존권을 위협받는 중소패션업체들은 무리해서라도 수입브랜드 하나라도 잡고자 하는 생각을 떨치기 힘들 듯하다.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MK패션, photopar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