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양인 비하’에도 국내에서 사랑받는 아베크롬비
- 입력 2013. 08.12. 08:10:29
- [매경닷컴 MK패션 박시은 기자] 미국 브랜드 아베크롬비가 동양을 비하하는 언행과 태도로 논란을 일으킴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아베크롬비 CEO 마이크 제프리스의 인종차별적인 발언은 갖가지 논란을 만들어냈고, 심지어 불매운동까지 일으켰다.
‘백인을 위한 브랜드’라며 아시아와 아프리카에는 매장을 입점하지 않겠다는 근거 없는 배짱을 내세우던 아베크롬비는 결국 금융위기 앞에 두 손을 들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를 전환점으로 일본과 홍콩에 진출한 것을 비롯해 최근에는 온‧오프라인 등 다양한 경로로 국내에도 수입됐다.아시아와 아프리카에는 매장을 입점하지 않으려 했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국내 소비자들은 분노를 터뜨렸지만, 막상 브랜드가 도입되고 난 뒤 아베크롬비의 로고가 큼지막이 새겨진 옷을 길에서 흔히 볼 수 있을 정도로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 또한 그 인기 덕분에 아베크롬비 매장이 점차 확장되고 있고, 매출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반면 “뚱뚱한 고객이 들어오면 물을 흐리기 때문에 엑스라지(XL) 이상의 여성 옷은 안팝니다”라는 마이크 제프리스의 오만한 언행처럼 실제로 아베크롬비의 엑스스몰(XS) 사이즈는 아동복을 방불케 할 정도로 평균 사이즈보다 월등히 작은 편이다.
이처럼 작은 사이즈에 뚱뚱한 사람은 옷을 입어본 후 좌절하겠지만, 비교적 마른 체구의 사람들은 사이즈가 몸에 맞는다는 것에 대한 희열감과 우월감을 느끼기도 한다. 또한 팔다리가 긴 서양인의 체구에 맞춰 디자인됐기 때문에 동양인이 이를 입었을 경우 원하는 핏이 나오지 않는 건 어찌 보면 당연지사다.
특히 여성 트레이닝팬츠나 하의는 힙이나 허벅지 둘레의 사이즈는 작은 반면 길이가 길어 수선이 필수인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디자인 때문에 트레이닝 팬츠에 힐을 신는 언발란스한 패션이 등장하기도 했다.
아베크롬비는 매년 비슷한 디자인으로 다소 지루한 스타일을 선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외 브랜드를 맹신하는 소비습관이 백인우월위적 분위기를 인정하고 형성하는 데 영향을 끼쳤음은 분명하다.
또한 개성을 억압하고 잘못된 미의 기준을 강조하는 그릇된 생각을 가진 CEO의 경솔한 언행에 소비자들은 상처를 받지만, 그럼에도 그 기준 안에 들고 싶다는 욕구가 재소비를 불러일으키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처럼 서양인들의 외형적인 부분에 열등감을 느끼기에는 우리는 꽤 매력적인 얼굴과 체형을 가졌다. 남의 것을 좇는데 시간낭비하기보다는 그들이 갖지 못한 부분에 대해 자부심을 갖는 게 훨씬 효율적인 것으로 보인다.
[매경닷컴 MK패션 박시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아베크롬비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