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미샤, 무엇이 문제인가?
입력 2013. 08.14. 15:02:02
[매경닷컴 MK패션 김희선 기자] 중저가 화장품 미샤가 흔들리고 있다.
‘미샤’와 ‘어퓨’를 보유하고 있는 에이블씨엔씨는 13일 공시를 통해 올 2분기 연결재무제표기준 영업손실이 20억 8800만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적자전환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1029억 5400만 원으로 10.2% 증가했지만, 당기 순손실은 1억 9800만 원으로 적자로 돌아섰으며, 에이블씨엔씨의 영업이익이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07년 4분기 이후 5년 반 만이다.
2분기 영업이익 적자전환 소식에 14일 오후 현재 에이블씨엔씨의 주가 역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에이블씨엔씨 박성우 홍보팀장은 “하반기 실적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3분기부터는 매출 개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샤의 부진은 중저가 화장품시장의 지나친 경쟁이 가장 큰 원인이다. 현재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 시장은 미샤를 비롯해 더페이스샵, 이니스프리, 네이처리퍼블릭, 스킨푸드, 토니모리, 더샘, 잇츠스킨 등으로 이미 포화상태다. 이들은 중저가를 표방하며 ‘저렴이’ 화장품 인기몰이에 나섰지만, 비슷비슷한 제품과 할인행사로 상표 간 차별화는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광고와 프로모션 등 마케팅 비용 증가 또한 미샤의 발목을 잡고 있다. 부진한 판매를 끌어올리기 위해 과다한 마케팅 비용을 지출했지만, 이는 고스란히 영업이익 적자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 미샤는 김혜수와 이병헌에 이어 동방신기와 보아를 광고모델로 쓰고 있다. 중저가 브랜드 미샤와 이들 톱스타의 이미지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소비자의 반응 또한 적지 않았다. ‘과연 김혜수와 보아가 스킨케어 제품으로 미샤를 쓸까?’라는 의구심이 생기게 된 것.
참고로, 리서치애드가 조사한 ‘2012년 상위 10개 광고주별 온라인 광고집행 내역’을 보면 에이블씨엔씨는 2012년 약 111억 원을 지출, 전체 5위를 차지한 바 있다. 톱스타를 모델로 기용하며 지급한 광고비 증가에 대한 부담이 소비자에게 돌아오는 것 아니냐는 의심 또한 제기된다.

이른바 ‘미투(me-too)’ 제품에 대한 거부감도 적지 않다. 에스티 로더의 갈색병 ‘어드밴스드 나이트 리페어’를 겨냥한 ‘타임 레볼루션 나이트 리페어 뉴 사이언스 액티베이터 앰플’과 SK-II의 피테라 에센스 제품을 겨냥한 ‘라임 레볼루션 퍼스트 트리트먼트 에센스’는 상대 제품의 절반 정도 가격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해외 브랜드 제품과 비교해달라는 명목으로 판매가를 경쟁업체에 비해 높게 책정, 결국 은근슬쩍 가격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미투’ 전략을 이용한 것이 아니냐는 불만의 소리도 들린다. 비싼 해외 브랜드에 비해 저렴할 뿐, 중저가 경쟁브랜드에 비해 높은 가격인 이들 제품을 두고 일부 소비자들은 ‘짭색병’, ‘짭테라’로 부르며 거부감을 표현하는가 하면, ‘미샤의 용기 리뉴얼 이후 용기는 작아지고 가격은 비싸졌다’, ‘중저가로 출발한 화장품이 더이상 중저가가 아닌데 살 이유가 없다’는 등의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
또한 미샤의 잦은 세일은 소비자의 신뢰감을 무너뜨렸다. 매월 10일 전 품목 할인을 하는 ‘미샤데이’를 비롯해 수시로 벌이는 대대적인 할인 판매는 오히려 원가에 대한 의심만 증폭시킬 뿐이며, 사용하던 화장품이 떨어져도 미샤데이에만 제품을 구입하는 소비자가 대부분이다. 행사하지 않을 때 사면 손해 본다는 느낌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저가 화장품의 선두주자였던 미샤가 시장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특별함을 잃었다. 시장 상황이 좋지 않고 매출액 목표 달성을 위해 마케팅비용을 늘릴 것으로 예상돼 난관을 뚫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 전망한다.
가격도 품질도 메리트가 없다. 젊은 층의 입소문을 타는 제품도 딱히 없다. 광고모델인 SM 소속가수의 팬덤에 판매 증가를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애매한 지금 상황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현재 미샤는 53개 지하철 매장 영업 운영을 놓고 서울메트로와 법적 공방을 벌이는 중이다. 미샤가 어떻게 이 위기상황을 풀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매경닷컴 MK패션 김희선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미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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