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생대반전 메이크오버쇼의 양산…‘외모’대반전쇼로 변질? [미용성형OX⑦]
- 입력 2013. 08.16. 10:41:21
[매경닷컴 MK패션 이예원 기자] 메이크오버(Make-over)란 변신을 뜻한다. 최근 ‘인생대반전’쇼를 표방한 메이크오버쇼가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이런 프로그램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치과, 피부과, 성형외과, 정신과, 한의학 등 전문의들이다. 이들이 병원이 아닌 다양한 프로그램에 패널로 출연해 전문적인 의견을 나누는 모습이 더는 어색하지 않다.전문의들은 ‘메이크오버쇼’에서만큼은 주축이 되어 지원자의 변신을 적극적으로 돕는다. 또한 이들은 여러 명의 도전자 중 한 명을 선택해야 하는 경우 ‘극적인 변화가 가능한지’, ‘꼭 시술이 아닌 치료가 필요한지’의 이견을 두고 서로 갈등을 겪는 경우도 있다.
반드시 ‘성형’을 통해 자신감을 회복해주고자 하는 의사가 있는 반면, 메이크오버쇼의 특성상 외양이 극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지원자를 선택하려는 의사가 있기 때문이다.
메이크오버 이후 지원자들은 변신에 지대한 역할을 한 성형외과 전문의와 나란히 방송 스튜디오에 등장한다. 이런 전문의들이 근무하거나 운영하는 병원은 프로그램의 공식 홈페이지나 포털사이트를 통해 쉽게 찾을 수 있다. 실제로 한 포털 사이트에는 ‘‘렛미인’에 출연한 모 원장님이 계신 곳에서 성형했습니다’와 같은 글을 볼 수 있다. 이들은 프로그램을 통해 병원홍보에도 성공한 것이다.
메이크오버에 성공한 이들 중 크게 화제가 된 몇몇은 방송 이후 다른 프로그램에 출연해 ‘인생이 달라졌어요’와 같은 말을 하곤 한다. 이 말은 ‘외양을 바꾸니 인생도 달라졌어요’라고 해석될 여지가 있다.
실제 메이크오버쇼에서는 지원자들이 수술 이후 회복하는 과정은 간략하게 보여주는 편이지만 어려움을 겪거나 힘들어하는 모습은 최대한 보여주지 않는다. 그래서 성형을 쉽게 생각하는 대중을 양산하고, ‘나도 고치면 인생이 좀 달라질까?’하는 그릇된 생각을 부추기는 것은 아닐까.
아울러 최근 메이크오버쇼는 ‘대반전’에만 초점을 맞춘 듯한 성형수술로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메이크오버쇼의 원조 격인 스토리온 ‘렛미인’ 담당 PD는 “성형의 긍정적인 측면, 부정적인 측면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성형수술이 꼭 필요한 사람이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자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성형수술이 꼭 필요한 사람들이 선택받더라도 수술이 꼭 필요했던 부분 외에 안면윤곽술이나 눈, 코, 입 시술을 추가해 흔히 말하는 ‘강남녀’의 얼굴로 변신하곤 한다.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 출발한 프로그램이 결국 그저 ‘트렌디하게 아름다워지는 것’으로 의미가 퇴색되지는 않은지 한 번쯤 돌이켜 봐야하지 않을까.
[매경닷컴 MK패션 이예원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 스토리온 공식 홈페이지, 룩앤미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