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에센스의 위엄? 쏟아지는 판매고 광고를 접하는 소비자의 불편함
입력 2013. 08.19. 14:33:03
[매경닷컴 MK패션 김희선 기자] 아모레퍼시픽 화장품브랜드 아이오페의 ‘바이오 에센스 인텐시브 컨디셔닝’이 출시 1년 만에 500억 원 판매고를 기록했다는 기사가 지난 13일 일제히 쏟아졌다.
브랜드 홍보담당자는 보도자료를 통해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은 No.1 에센스의 위엄’이라는 제목으로 제품의 효능을 자랑했다. 출시 전부터 ‘사전 예약 판매 8만 개 기록’에 이어 출시 1년 만에 ‘무려’ 500억 원 판매 달성, 각종 매거진 뷰티 어워드 1위 등 출시 이후 그야말로 기록의 연속이었다는 해당 브랜드의 자화자찬이 주된 내용이다.
이처럼 단기간에 높은 판매고를 기록했다는 화장품 브랜드의 기사는 쉽게 접할 수 있다.
LG생활건강은 지난달 3일 ‘숨37 에센스’가 1000억 원 판매를 돌파했다는 사실을 알렸고, 미샤는 더 퍼스트 트리트먼트 에센스와 보랏빛 앰플의 누적 판매수량 350만 병 돌파를 기념한 대용량 리미티드 에디션 출시를 8월 초부터 광고 중이다.
일반적으로 좋은 제품에 소비자가 몰리는 건 당연하지만, 높은 판매고를 달성했다고 해서 그 제품이 특별히 뛰어나다고 신뢰할 순 없다. 브랜드 측에서는 자기들 기준에서 각각 ‘넘버원’임을 외치지만 타사 대비 실적은 민감한 문제라며 공개를 꺼리고 있으니, 그 판단은 결국 소비자의 몫이다.
아이오페의 홍보담당자는 “이번 기사는 500억 원이라는 판매고도 중요하지만 출시 1주년을 축하하고자 하는 의도도 있다. 경쟁 브랜드 사이에서 1등이라는 의미라기보다는 아이오페의 베스트셀러로서 ‘브랜드 내 1등’의 의미로 보면 된다. 해당 기사가 나간 뒤 얼마 되지 않아 가시적인 판매 증가 효과는 알 수 없지만 1주년에 맞춰 모바일 이벤트와 매장 내 10% 할인 프로모션을 동시에 펼치고 있어 반응은 좋다. 해당 기사 또한 고객에게 사랑받는 제품이 잘 커 나가고 있음을 알리기 위한 것으로,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활동의 일부로 봐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굳이 판매고 달성을 광고하고 기사화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이렇게 많이 팔렸는데 당신은 얼른 사지 않고 뭐하느냐는 무언의 압박인가. 심지어 화장품과 전혀 관련 없는 스마트폰 앱에서마저 이 광고가 튀어나와 불편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홍보담당자는 이에 대해 “화장품 소비자인 20~30대 여성이 사용할 만한 애플리케이션에 광고하고 있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아이오페는 해당 에센스 출시 1주년을 기념해 홈페이지에서 제품을 칭찬하는 글을 실으면 선물을 주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이벤트에 참여만 해도 해당 제품의 10% 할인 쿠폰을 받는 덕분에 참가자의 트위터에는 해당 제품의 칭찬 글이 이어진다. 이벤트 내용을 모르고 제품을 검색한 소비자가 보면 혹할 수밖에 없는 영리한 마케팅 기법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브랜드 측의 표현을 빌자면 출시 1년 만에 500억 원 달성은 ‘경이적인’ 기록이다. 하지만 이 놀라운 기록을 자랑하고 축하받는 이벤트를 굳이 해야만 한다면, 이와는 다른 방식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후원이나 기부 등 소비자와 사회를 위한 환원의 길을 찾는 것이 더욱 값진 일은 아닐까.
[매경닷컴 MK패션 김희선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아이오페 제공, 미샤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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