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옥션&크레용팝, 위험한 동거 “모델은 매출만 올려주면 돼” [온라인쇼핑몰진단②]
- 입력 2013. 08.20. 09:47:46
-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옥션이 때 아닌 이념논쟁에 휘말린 가운데 아이돌을 모델로 기용함으로써 얻는 기대효과보다는 위험요소를 감안한 철저한 검증 작업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옥션 이념논쟁은 직렬 5기통 춤으로 화제가 된 크레용팝을 모델로 한 CF가 방송을 타면서 시작됐다. 옥션은 크레용팝이 극우성향의 일간베스트저장소(이하 일베) 이용자임을 연상케 하는 ‘노무노무’, ‘절뚝이’ 등의 용어를 사용한 것이 알려져 회원탈퇴와 함께 불매운동 사태를 맞았다.옥션 홍보팀 홍윤희 팀장은 “이달 크레용팝과 계약을 체결하고 이달 3주차부터 광고를 다양한 채널을 통해 내보내기 시작했으며 현재 지면광고는 게재되지 않은 상태이다”라며 “현재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 논란에 대해 “저희도 광고가 나가자마자 이런 일이 벌어져서 당혹스럽다. 회원 중 일부는 회사에 직접 항의성 문의전화를 하기도 한다”라고 설명했다.
옥션 측은 광고 중단 여부에 대해 20일 오후 4시 현재, “아직까지 계획 없다”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옥션 홈페이지 등에 게재된 광고가 중단되면서 옥션 측이 크레용팝과의 계약을 파기하는 것 아니냐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옥션 측은 “옥션은 모델 계약 시 단발로 한다. 크레용팝이 몇 달 계약인지는 현재 확인할 수는 없지만 이번 논란과 관련해 계약파기 등을 결정한 것은 현재로서는 없다”라면서 “2차 광고스케줄은 미정 상태이다”라고 말해 결정에 시간이 필요함을 시사했다.
쇼핑몰 등 온라인 관련 업체들은 대중적 인지도를 고려해 모델을 선정하며 최근 온라인 게임, 쇼핑몰 등 모델은 대부분 아이돌의 영역이 되고 있다. 실제 상위 3개 쇼핑몰 옥션, 지마켓, 11번가 모델이 각각 크레용팝, 빅뱅, 씨스타로 아이돌들이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대중적이라는 이유로 선택한 아이돌들이 판매 수치로 보여주는 매출 파워만큼의 위험요소를 안고 있다는 점이 간과되고 있다. 옥션 측의 당혹스러운 반응 역시 모델 선정에서 아이돌에게 내제된 위험요인을 충분히 고려치 않은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물론 사건이 조용히 무마되거나 오히려 극적인 반전이 있기도 하다.
그러나 옥션과 같은 정치적 이념이 개입된 경우는 반전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심스러운 해석이다. 더욱이 이번 경우처럼 일베라는 논란의 실체가 명확히 있는 경우 갑론을박 과정에서 기업 이미지의 왜곡이나 실추를 피해가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를 입증하듯 일베에는 오늘(20일) 다음과 같은 글이 올라왔다. ‘옥션 탈퇴한 X들 100% 재가입 한다’라는 다소 과격한 문구가 담긴 타이틀로 “네이버에서 최저가 검색해보고 옥션에 최저가가 있으면 바로 로그인하려는데 안 되니까 왜 안 되지? 회원가입 안했나? 이러면서 100프로 다시 재가입 한다”라며 옥션 회원탈퇴와 불매운동에 대한 견해를 피력했다.
이 같은 일베 글이 옥션에게 반전의 기회를 주기보다는 옥션에 대한 심리적 거부반응만 더욱 키울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아이돌들의 이 같은 발언들을 ‘철없는 애들이 한말인데 뭐’라는 식으로 흘려버리기에는 그들의 정서적 파급력이 크다.
10대들의 왜곡된 역사 인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불거진 이 논란은 사회에 대한 편협 된 시각을 키울 수 있는 아이돌의 발언이라는 점에서 위험 수위가 높다.
이제는 소속사가 아닌 기업이 자신의 아이돌 모델들의 입단속에 나서야 할 듯하다.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티브이데일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