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업계의 무분별한 미투 제품 양산 ‘뭐가 원조?’
입력 2013. 08.21. 09:54:47

[매경닷컴 MK패션 이예원 기자] 화장품 업계는 ‘미투’ 제품(me-too)이 넘쳐난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한 화장품은 브랜드 나름의 정체성은 온데간데없이 비슷한 모양으로 양산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너도나도 서로 원조라고 내세우는 브랜드들의 등쌀에 비슷한 제품이라면 조금 더 저렴한 것을 선택하는 경우도 많다.
최근에는 ‘미란다 커 립틴트’로 유명해진 해외 브랜드 입생로랑의 미투 제품들이 무분별하게 양산되고 있다. 미샤, 엔프라니 등 중저가 브랜드에서 출시한 립틴트는 외양이 거의 비슷해 소비자에게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입생로랑 관계자는 미투 제품이 양산되는 최근의 사태에 대해 최대한 말을 아끼는 편이었다. 특별하게 언급하는 것도 피하고 싶고, 대응할 생각도 없다는 식의 의견을 피력했다.
이런 미투 제품은 화장품 업계에서는 관행처럼 퍼져 왔다. 실제 모방이냐 아니냐를 다투며 경쟁 업체들 간 법적 소송이 진행됐던 적도 있다. 국내브랜드 중 미샤는 에스티로더, 에스케이투의 ‘미투 제품’을 선보여 승부수를 띄웠던 적도 있다.
최근에는 BB크림을 뒤이을 메이크업 기초제품으로 CC크림이 등장했는데 좋은 반응을 얻자 다양한 브랜드들이 빠른 속도로 CC크림을 선보였다. 소비자들은 어떤 것이 원조인지 모르고 그들 사이에서 소문난 가격대비 효과가 좋은 제품들을 찾아 나섰다.
이런 미투 제품의 원인은 트렌디한 제품을 선보임으로써 단기적으로 마케팅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경기 불황 때문에 효과가 비슷하다면 더 싼 것을 선택하려고 하는 소비자들의 심리도 한몫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투현상이 아무리 업계의 관행처럼 여겨졌더라도 최근에는 마케팅에 투자한 제품이 원조 제품보다 큰 매출을 올리기도 해 업계가 골머리를 앓았다. 양산되는 미투 제품은 그 외양만 같을 뿐 함유된 성분은 각기 다르다. 하지만 미투 제품의 특성상 원조와 비슷한 성분, 기능이 있음을 드러내 윤리적으로도 문제가 됐다.
또한 화장품 연구개발에 막대한 투자비용을 쏟고 있는 기업들은 미투 제품이 양산되는 트렌드에 하락세를 걸을 수 있다. 이것은 결국 한국 화장품 산업 전체의 퇴보를 가져올 수 있어 문제가 된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업계 관계자는 “무분별한 미투 제품 양산의 해결방안은 원천기술을 특허로 등록하는 것이다. 브랜드 자체적으로 개발한 성분과 기술력이 지적재산권으로 보호되면 쉽게 미투 제품으로 양산되지 않을 것이다”고 의견을 밝혔다.
[매경닷컴 MK패션 이예원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MK패션, photo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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