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라벤 무첨가`에는 파라벤이 들어있다? 화장품 속 파라벤의 진실
- 입력 2013. 08.21. 12:51:53
- [매경닷컴 MK패션 조혜원 기자] 방부제 역할을 하며 대부분의 화장품에 들어있던 파라벤이 암을 유발하는 유해 성분이라는 것이 밝혀지며, 화장품 브랜드들이 너나 할 것 없이 ‘파라벤 없음’을 외치고 있다.
암, 기형 등의 증상들과 함께 뷰티계에 큰 위험요소로 떠오른 파라벤. 하지만 전문가들마다 실제 영향을 미치는 위험도에 다른 시각을 보이고 있고, 파라벤 성분 자체보다 화장품을 고를 때 더 유의해야 할 점들도 눈에 띈다.파라벤에 대한 두 가지 다른 시각과 실제로 소비자가 화장품을 선택할 때 함정에 빠질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알아봤다.
상반되는 파라벤에 대한 두 가지 주장
A. 암, 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무서운 파라벤
파라벤의 논란은 어린이용 화장품에서 검출되면서 시작돼 암을 유발한다고 알려지며 파장이 커졌다. 영국 리딩대학의 연구 결과 유방암으로 사망한 28명 중 18명이 파라벤 성분을 가지고 있었다고 밝혔다. 파라벤은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작용을 하거나 작용을 촉진시켜 유방암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독성 실험에서 부틸파라벤이 내분비계 장애를 일으켜 기형을 일으킬 수 있다는 국내 연구 결과도 있었다. 파라벤은 특정 성분과 함께 사용했을 때 오히려 피부 노화를 촉진시킬 수도 있다고 한다.
또 유럽의 부틸파라벤, 프로필파라벤 함량 권고 기준이 0.19%이며, 6개월 이하 아기 제품에는 사용 금지를 권고하고 있는데 비해 국내는 개별사용시 0.4%, 혼합사용시 0.8%의 높은 편으로 대중들의 불안감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게다가 한국 여성들은 세계적으로 평균 6~7개의 많은 단계의 스킨케어 제품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유럽보다 높은 함량 기준이 적합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B. 방부제 필요, 화장품으로 큰 위험 없어
파라벤 성분의 위험성에 대한 대조적인 의견도 있다. 물과 기름으로 구성된 화장품에 방부제가 없다면 미생물로 인해 피부는 더욱 독성 물질, 오염 물질에 노출되기 때문에 위험하지 않은 기준의 방부제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파라벤 성분 자체가 위험성을 가지고 있는 것은 맞지만 화장품으로는 인체에 치명적인 위협을 가하기 어려우며, 현재의 권고 기준이면 안심해도 된다고 주장한다.
파라벤으로 인한 유방암은 화장품보다는 식품 섭취나 다른 경우로 인체에 들어갔을 확률이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것도 이들의 주장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주장을 하는 사람들도 심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고, 좋지 않은 성분으로 판명된 것을 조심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는 의견이다.
파라벤 유무보다 조심해야 할 '표기법'과 '대체 방부제'
실상 파라벤 논란으로 대중들이 파라벤 유무에 따라 화장품을 선택하고 있는 가운데, ‘파라벤 없음’을 강조하고 있는 제품들에 소비자들의 '속았다'고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있어 이를 더욱 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보통 화장품에 ‘무 파라벤’, ‘파라벤 무첨가’라는 문구가 적혀있는데, ‘무 파라벤’은 파라벤을 함유하지 않았다는 뜻이지만, ‘파라벤 무첨가’는 파라벤이 직접 첨가되지는 않았지만 원료에 파라벤이 포함됐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비자들은 이 두 가지를 구분없이 같은 의미로 받아들이기 쉽기 때문에 이에 대한 법적 기준의 수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 대부분의 ‘무 파라벤’ 제품에 파라벤 대용으로 쓰이는 페녹시에탄올에도 의심을 품어야 한다. 이 성분은 화장품 비평가 폴라 비가운이 선정한 ‘가장 피해야 할 화장품 성분 20가지’에 파라벤과 함께 포함돼 있다. 피부 점막을 자극하고 마취 작용도 하며, 알레르기 유발도 의심돼 전문가들은 파라벤과 크게 다를 것 없는 성분으로 보고 있다.
결국 논란의 중심에 있는 파라벤만을 피해 비슷한 성분으로 눈속임을 하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무 파라벤'이라는 문구를 유해한 성분이 없다는 의미로 받아들이지 말고, 파라벤 대체로 더 나은 성분이 들어갔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파라벤이 함유된 화장품을 사용해야 할 경우에는 부틸파라벤>프로필파라벤>에틸파라벤>메틸파라벤 순으로 독성의 정도가 차이나니 이를 참고해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매경닷컴 MK패션 조혜원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KBS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