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보다 브랜드가 우선? ‘에코백도 명품시대’ [지속가능패션의 그늘⑥]
입력 2013. 08.26. 09:17:45
[매경닷컴 MK패션 박시은 기자] 여성이라면 누구나 명품백에 열광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생태계를 보호하는 패션’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에코백에까지 명품을 선호하는 사치스러운 소비심리가 반영되면서 에코백의 본질적 의미가 변질되고 있다.
가격이 저렴해 명품백 하나 살 가격에 에코백 수십 개는 살 수 있다는 인식이 유행처럼 퍼지면서 한때 에코백은 높은 판매율을 기록했다. 수많은 브랜드는 앞다투어 에코백을 출시하거나 에코백 증정 이벤트를 통해 이 같은 열풍을 이끌었다. 이에 유명 연예인들도 줄줄이 에코백을 메고 등장해 환경운동에 동참하는 듯했다.
하지만 고가 브랜드에서도 평균 30~50만 원대의 높은 가격으로 에코백을 연달아 출시하면서, 사람들은 에코백의 본질적 의미를 잊은 채 저렴한 가격으로 명품브랜드 백을 살 수 있다는 생각에 구매를 망설이지 않는 모습이다.
물론 기존 명품백에 비해 천 가방에 불과한 에코백의 가격은 무척 저렴한 편이다. 그러나 브랜드의 로고가 새겨졌다는 이유로 일반 에코백의 10배가 넘는 가격을 지불할 정도로 가치가 있는 제품인지는 의문이다.
물론 해당업체는 브랜드 가치에 따라 가격을 측정했다고 반박할 수 있지만, 에코백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면서 그에 합당치 않은 가격으로 물건을 판매하는 것은 모순이다.
실제로 고가브랜드 R 매장에서는 신발을 구매하면 에코백에 제품을 담아주고 있다. 그러나 무료로 받은 에코백이 온라인상에서 5~10만 원 선으로 판매되고 있는데, 브랜드 로고가 박혀있다는 이유로 더 높은 가격을 주고서라도 구매하려는 소비자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천 가방에 샤넬백, 에르메스 켈리백 등을 프린트한 ‘페이크백’이 한동안 인기를 끌었던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명품백의 10분의 1도 안 되는 가격으로 유행에 뒤떨어지지 않는 백을 들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가짜백’이라도 좋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것.
또한 이 같은 에코백을 메면 환경을 사랑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하기 마련이다.
‘고가의 브랜드 에코백을 메고 비싼 커피 텀블러를 드는’ 사람을 과연 친환경적이라고 칭찬해야 할지 허영이 넘친다고 비난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허영심 가득 찬 소비심리는 에코백에까지 파고들어 ‘환경보호제품’이라는 가방의 본질적 의미는 바뀌었다.
물론 진짜로 환경을 생각해서 에코백을 선호하는 이들도 있지만, 대다수가 에코백의 본질적 의미조차 모르고 그저 ‘명품백 기분 내기’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 씁쓸함을 남긴다.
[매경닷컴 MK패션 박시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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