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리디자인` 상품가치 없고 공허한 상징성만 [지속가능패션의 그늘⑧]
입력 2013. 08.26. 10:16:49
[매경닷컴 MK패션 임소연 기자] 주변에 버려진 ‘쓰레기’를 이용해 리디자인(redesign)하는 기업이나 단체, 개인이 늘면서 쓸모없는 제품을 지속 가능하게 재구성해 상품화하는 것이 열풍이다.
폐현수막이나 사탕 껍질같이 쓸모없다 여겨지는 소재를 이용해 작은 액세서리부터 가방 심지어 의상까지 만들어내고 있다.
국내에서도 여러 캠페인과 선거철마다 쓰다 버려진 폐현수막을 이용해 쇼핑백, 앞치마, 의자 등 각종 소품을 만드는 단체들의 활동이 늘고 있다.
우체국에서 사용됐던 폐현수막으로 에코백이나 파우치 등의 제품을 재탄생시키거나 지역 행사에서 사용했던 폐현수막을 줄넘기나 주머니, 장바구니로 만들어내기도 한다.
유독 이런 활동이 잦아진 데는 그동안 홍보에 일회적으로 사용된 폐현수막이 자원낭비와 환경오염 문제를 일으키는 주범 중 하나라고 논의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상 폐현수막처럼 외부 환경에 오랫동안 노출된 소재를 재활용한다는 것이 또 다른 의미로 인체에도 과연 ‘친환경’일지는 의문이 남는다.
또 소모성 폐현수막 외에 각종 버려진 소재를 원래의 것보다 가치 있는 상품으로 만들 수 있는지가 리디자인으로서 가치를 판단하는 데 중요한 요인이다.
상품으로서 실용성이 더해지지 않는다면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사회적 흐름에 따라 친환경을 단순히 하나의 테마로 삼은 것이 아니냐는 부정적인 시선이 따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현재 대개의 단체에서 보이는 쓰레기 소재의 리디자인 상품은 실제 소비를 유도하기에는 상품으로서 가치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팔리고 쓰이지 않는다면 환경을 위한 지속 가능성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보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작년 12월 폐현수막으로 제작한 옷과 구두를 가지고 재래시장에서 진행됐던 패션쇼의 경우에도 커다란 폐현수막의 글씨가 그대로 보일 정도로 봉제된 옷들이 실제 상품으로서 가치를 논하기에는 부족함이 많았다.
그 밖에도 서울시 선거 후보들의 얼굴이 새겨진 폐현수막 의자, 장바구니 등도 새로운 물건을 창출했다기보다는 결국은 다시 버려질 제품들을 상징적으로 리디자인하는 데만 의미를 둔 것 같아 아쉬움이 따랐다.
반면 스위스 브랜드 F사의 트럭용 천막을 이용해 제작한 메신저백, 클러치백, 숄더백 등은 5만 원에서 10여만 원을 넘는 가격대로 리디자인 제품으로는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그럼에도 한 해 평균 20만 점 이상이 팔려 나가고 있고 패션피플이 추천하는 아이템으로 꼽히기도 한다.
또 사탕 봉지나 초콜렛 봉지 같은 식음료 포장지를 이용해 제작한 미국 브랜드 E의 지갑이나 가방 또한 드라마 '섹스앤더시티' 주인공들의 손에 들릴 정도로 인지도를 넓혔다.
여기저기 환경을 생각한다는 타이틀로 리디자인이 행해지고 있는데 지속가능성을 본질적으로 실천하기 위해서는 버려진 소재를 최대한 가공하지 않고 무언가를 만들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부터 벗어나야 한다.
‘날것’인 상태의 상징적인 소재에 집착하기보다는 상품으로서 가치를 먼저 생각해야 지속 가능한 패션에 한발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매경닷컴 MK패션 임소연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 프라이탁 홈페이지,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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