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환경 패션, 꾸준한 관심이 필요해 [지속가능패션의 그늘⑩]
- 입력 2013. 08.27. 13:21:59
[매경닷컴 MK패션 이예원 기자] 멀쩡한데도 버려지는 옷이 한 해 약 1,000억 원이 훨씬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것의 원인으로는 ‘패스트 패션’ 열풍이 지목된다. 패스트 패션이 한국을 뒤흔드는 사이에 버려지는 옷들이 연 20%씩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싼값에 트렌디한 아이템을 구매했다가 몇 년 입지 못하고 버리는 것이 일상이 되고 있다.SPA브랜드는 대량으로 옷을 만들어 낸다. 이때 사용되는 화학 염료가 환경오염의 원인이 되고 의류 생산에 희생되는 노동자들의 몫은 SPA브랜드 전체 매출의 3%도 못 미친다는 사실이 더는 놀랍지 않다. 이처럼 패션은 화려함 뒤에 비윤리적인 모습을 감추고 있다는 점에서 비난을 받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는 ‘환경을 생각하며 지속 가능한’ 패션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환경보호운동의 일종인 ‘탄소발자국 줄이기(carbon footprint)’에 집중해 옷을 생산하는 과정에 있어 환경적인 시스템을 갖추고자 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티셔츠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표백, 염색 등 여러 번의 공정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물과 전기가 적지 않게 사용되며 이것을 만들어내는 공장은 엄청난 양의 탄소를 배출한다. 또한 다 만들어진 티셔츠를 운반하는데 이 과정에서도 배, 비행기 등이 사용돼 높은 탄소 배출량을 기록한다.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해외 브랜드들은 ‘친환경적인 원단’에 집중하기도 했다. 친환경 원단으로 대표적인 것이 ‘면’소재이다.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는 농약을 치지 않은 풀을 먹은 뉴질랜드의 양으로부터 얻은 유기농 면만을 사용한 옷을 선보이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재생폴리에스테르라는 기능성 원단을 사용하는가 하면 고객들이 입고 버린 낡은 옷을 다시 수거해 원단을 재활용하는 것도 특징이다.
피플트리는 유기농 면 생산을 장려하며 천연염료나 인체에 무해한 염료만을 사용해 인간과 자연 모두에게 이로운 친환경 패션을 추구한다. 이 기업은 노동자의 생존권을 보호하기 위해 지역 공동체와 파트너십을 맺고 지역사회의 개발을 지원하는 활동을 한다.
런던, 캐나다, 뉴욕에서는 친환경 의류는 지루하고 예쁘지 않다는 편견을 단숨에 깨버리는 ‘에코 패션쇼’가 열린다. 런던패션위크는 ‘윤리적 패션 ’(estETHICa 에스테티카) 섹션을 개최한다. 참여업체 중 일부는 소방호스를 재활용해 만든 가방, 지갑 등을 전시했고 수익금 일부는 사회단체에 기부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올해 5월 면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한 패션쇼가 열렸다. 국내 디자이너 곽현주, 고태용은 특유의 트렌디하고 재밌는 감각의 디자인을 선보였는데, 여기에 친환경 소재인 코튼을 활용함으로써 코튼 소재의 활용성과 우수성을 두루 알렸다는 평을 받았다.
패션계는 지속가능하고 친환경적인 패션에 꾸준히 관심을 갖는 듯 보인다. 패션 브랜드가 친환경적인 제품을 만들고, 그것들을 런웨이에 세워 친환경적인 패션에 대한 시도를 보여줬다는 점은 높이 살만하다. 하지만 일회성의 패션쇼나 다양한 브랜드에서 ‘녹색경영’을 이유로 일시적으로 출시하는 친환경 제품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외면받기도 한다.
환경의 날만 되면 패션 브랜드는 너도나도 다양한 친환경 제품을 선보인다. 하지만 이들이 꾸준히 환경에 대한 관심을 기울였다면 한정판이 아니라 특정 제품 라인을 출시해야 한다. 꾸준한 관심에서 비롯된 제품이 아닌 대세에 편승하기 위해 탄생한 제품들은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더라도 유행이 지나면 쉽게 버려지기 마련이다.
완벽히 친환경적이면서 지속가능한 패션은 세상에 나오기 힘들 것이다. 다만 작은 관심이라도 ‘꾸준히’ 이어진다면 인간과 자연을 모두 보호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패션의 시작이 도래할 수 있지 않을까.
[매경닷컴 MK패션 이예원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 = MK패션, photopark.com, MK패션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