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프랜차이즈 미용실의 보이지 않는 가격표
입력 2013. 08.28. 08:18:42
[매경닷컴 MK패션 임소연 기자] 대형 프랜차이즈 미용실들이 상권 위치나 디자이너 경력에 따라 천차만별의 가격을 요구하고 있어 고객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가격 책정 기준에 대해 J 헤어숍 본사 관계자는 “첫째는 상권 위치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둘째는 디자이너에 따라 다르다. 디자이너의 기술력이나 경력을 고려해서 정하기 때문에 가격 차이가 크게 나기도 한다. 보통 매장이 오픈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본사와 지점 관계자들이 상의해 가격을 정한다”고 전했다.
이에 J 헤어숍 건대점의 커트 비용은 25,000원이지만 청담점에서는 커트 한 번에 기본 44,000원에서 77,000원까지 요구한다. 펌 역시 건대점 105,000원, 청담점 최소 330,000원으로 3배 이상의 가격 차이가 난다.
L 헤어숍의 커트 비용도 천호점은 22,000원인 데 비해 청담점은 기본 44,000원에서 100,000원까지 가격이 올라간다.
P 헤어숍 역시 상권마다 가격 차가 발생하고 있다. 문정점에서의 커트 비용은 일반 디자이너 20,000원, 수석디자이너 25,000원으로 비교적 고른 편이다. 반면 청담점은 일반 디자이너에게 커트하더라도 35,000원에서 40,000원에 달하는 높은 비용이 요구되고 원장에게 받으면 77,000원으로 문정점과 비교했을 때 3배 이상 가격 차가 생긴다.
아무리 매장 위치나 디자이너 실력에 따라 비용 차이가 발생한다 하더라도 프랜차이즈 미용실 커트 가격이 지점마다 3배에서 5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
이에 J 헤어숍 본사 측에서는 “손님이 머리를 하기 전 가격에 대해 미리 설명하도록 규정돼 있다. 본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규정 중 하나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상 본사에서도 전국에 있는 수많은 지점을 일일이 확인하지는 못하다 보니 실제로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는 경우는 드물다.
“예전에 머리를 해 준 디자이너가 휴무라 다른 디자이너가 커트를 해줬다. 기존에 24,000원이었던 커트가 그날은 50,000원이라기에 물어보니 대신 머리를 해준 디자이너가 부원장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커트 비용이 2배 이상 비싼데 머리를 하기 전 미리 말해줬더라면 다른 날 왔을 것이다”
L 헤어숍에서 사전에 가격 차이에 대해 어떤 이야기도 듣지 못한 채 커트를 한 손님이 불편한 심정을 토로했다.
대형 프랜차이즈 미용실에 가격 문의를 하면 유독 “디자이너와 상담 후에나 가격을 알 수 있다”는 ‘묻지마’ 정책을 펼치면서 고객들은 제대로 된 가격 책정 기준도 알지 못한 채 미용사들이 부르는 금액을 지불할 수밖에 없다.
같은 매장을 방문해 똑같은 펌을 하더라도 어느 지점이고 미용사가 누구냐에 따라 천차만별로 금액이 달라지는 것이다.
이에 최근 법적으로도 미용실 가격표 단속이 시행되면서 매장 벽면에 가격표 부착이 의무화됐다고는 하지만, 기본가라고 적혀있는 눈가리개용 가격표만 걸려 있을 뿐 여전히 보이지 않는 가격표가 돌고 있다.
[매경닷컴 MK패션 임소연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 MK패션, photo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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