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과 알렉산더 왕, 두 강자가 손잡은 결과물은 과연?
- 입력 2013. 08.28. 11:32:45
- [매경닷컴 MK패션 김희선 기자] 삼성전자와 알렉산더 왕이 협업한 제품이 지난주 공개됐다.
지난 2월 패션 디자이너 알렉산더 왕이 삼성과 손잡고 패션계 유명인들이 보낸 이미지를 활용한 디자인에 도전한다고 보도한 이후 반년 만에 결과물이 공개돼 해외 언론이 주목하고 있다.
‘알렉산더 왕 왈리 짐 색(Alexander Wang Wallie gym sack)’이란 이름의 이 한정판 가방은 알렉산더 왕이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 II’를 이용해 친구와 스타일리스트, 포토그래퍼 등 지인으로부터 받은 스케치와 이미지, 아이디어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작품이다.그는 이와 관련한 영상을 지난 2월 뉴욕 패션위크와 온라인을 통해 공개하기도 했다. 영상에는 “영감이 떠오를 때 나는 집이나 작업실에 도착하기를 기다릴 필요가 없다”고 말하며 매 순간 아이디어를 사진과 메모로 기록하고 직원과 공유하는 알렉산더 왕의 모습이 담겨 있다.
이번에 공개된 가방 판매를 통한 수익금은 뉴욕의 비영리단체 ‘아트 스타트’에 기부돼 5~21세의 어려운 아동과 청소년의 예술적 재능 양성에 사용될 예정이다.
알렉산더 왕은 “기술과 스타일이 어떻게 결합하는지를 보여주는 멋진 콜라보레이션 사례가 될 것”이라며, “아트 스타트를 통해 재능 있는 어린 친구들을 지원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이영희 부사장은 “기술이 개인의 창의적 작업을 가능하게 할 뿐 아니라 그 작업에 힘을 부여할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작업”이라고 말하며 “훌륭한 제품의 개발을 뛰어넘어 사용자가 한계 없이 창의적 활동을 펼치도록 도와주는 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아트 스타트의 관계자는 “아이들은 이번 작업으로 아이디어가 어떻게 현실화되는지 그리고 창의성이 표현의 중요한 도구가 됨을 배웠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난 알렉산더 왕은 2007년 여성복 라인, 2011년 남성복 라인을 론칭하며 전 세계에 15개 매장을 가지고 남녀 기성복과 액세서리를 선보일 뿐 아니라, 프랑스 패션 브랜드 발렌시아가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도 활동 중인 세계적 디자이너다.
공개된 양가죽 가방은 끈으로 조이는 디자인의 남녀공용 제품으로, 알렉산더 왕은 제품의 추상적 패턴에 대해 “뉴욕 시의 에너지를 포착한 것”이라 설명했다. 지인의 의견을 취합했다는 검정과 회색 패턴이 그런지 느낌의 그래픽으로 완성된 것이 특징이다.
최근 패션과 영화 등 문화산업에 적극적으로 손을 내미는 삼성의 행보는 주목할 만하다. 삼성은 지난해 8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모바일 언팩 행사에서 영화감독 빔 벤더스와 함께한 영화 촬영 과정을 선보였다. 같은 달 뉴욕 링컨센터에서 진행한 제품 론칭 이벤트에선 패션 디자이너 잭 포즌이 참석해 제품을 직접 체험했다. 또한 삼성은 지난 2월 미국 뉴욕에서 진행된 ‘2013-14 F/W 뉴욕패션위크’의 공식 스폰서에 IT 기업으로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업계에서는 이를 경쟁자 애플과 차별화된 브랜드 정체성 확립을 위한 전략으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 2월 할 허시필드 뉴욕대 경영대학원 교수가 한 매체에서 “삼성이 ‘쿨한’ 이미지를 원한다면 같은 수준의 가치를 가진 파트너가 필요하다. 패션과의 협업은 삼성도 애플처럼 ‘쿨함’을 놓고 경쟁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말했듯, 삼성이 창조적인 기업 이미지를 덧입기 위해 계속해서 문화예술 분야에 손을 내미는 것이다.
550달러로 책정된 이 한정판 제품이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일으킬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패션과 기술의 만남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이 같은 협업은 산업 간 컨버전스로의 진화까지 기대할 만한 가치 있는 작업인 것은 분명하다.
[매경닷컴 MK패션 김희선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삼성모바일프레스, 유튜브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