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장하는 유기농 화장품 시장, 풀어야 할 숙제는? [유기농 화장품⑦]
- 입력 2013. 09.04. 08:53:54
- [매경닷컴 MK패션 김희선 기자] 2000년 이후 활성화된 친환경·유기농 관련 산업의 영향으로 유기농 화장품 시장은 계속 성장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안전센터에 따르면 유기농 화장품의 세계 시장규모는 2010년 약 100억 달러 수준이며, 북미에서는 매년 약 20%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국내 화장품 시장규모는 2011년 약 8조 9000억 원이며, 유기농 화장품은 이 중 약 1%인 890억 원 규모로 추산된다. 유기농 화장품은 2007년 국내 전체 화장품 시장규모 약 7조 3천억 원 중 약 200억 원(0.03%) 규모에 불과했으나 이후 급격히 증가해 전체 시장의 약 1% 수준까지 성장했다. 이러한 추세를 고려하면 2015년에는 유기농 화장품의 시장 점유율이 3~4%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적으로 1,400여 개 회사에서 25,000여 종류의 유기농 화장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2012년 7월 기준, 31개국 347개 유기농 인증기관이 화장품·농산물·가공식품에 대한 유기농 인증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초기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던 유기농 화장품은 국내 화장품 시장에서 12%의 성장을 기록했던 과거와 달리 현재 7~9%로 성장률이 둔화했다. 그럼에도 이는 일반 화장품 시장의 성장세보다 크다.
지난 5월 10일 ‘2013 국제 유기농 화장품 컨퍼런스’에 참가한 호주 유기농 화장품 인증기관 ACO의 책임인증담당자 호르헤 라라나가는 “현재 아시아 유기농 화장품 시장이 유럽과 미국 등에 비해 미미하지만, 최근 유기농 화장품 관련 콘셉트 매장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특히 대기업이 유기농 화장품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한국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아모레퍼시픽 홍보 관계자는 “1990년에 이미 발아 식물로 만든 유기농 화장품 브랜드 P의 방문판매를 시작했다”며 “국내 제품은 우선 가격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다. 설명서를 별도로 만들어 넣지 않고 상자에 인쇄하는 등의 방식으로 가격의 부담을 낮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시장이 커지면서 소비자들도 유기농 화장품을 대하는 태도가 점점 까다로워지고 있다. 이에 유기농 원료를 조금만 넣고 전체가 유기농 제품인 것처럼 과장하는 광고 방식은 지양한다”고 설명했다.
역시 유기농 화장품 B를 전개하고 있는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유기농과 자연, 친환경 관련 트렌드는 이미 6~8년 정도 된 경향으로 유기농 화장품만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많다고는 볼 수 없다. 최근엔 기능성과도 조화를 이루는 유기농 제품을 찾는 추세며, 현재 전개하는 수준 정도로 유기농 화장품의 비중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꽃 발효 화장품 브랜드 W의 전인규 대표는 “환경호르몬과 아토피 등으로 피부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유기농 화장품에 대한 관심 또한 커지는 추세”라며 “유기농 화장품을 쓸 수밖에 없는 소비자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유기농 화장품 시장의 문제점으로 전문가들은 유기농 원료의 낮은 생산성, 원재료 가공시설 부족, 원료 제한에 따른 화장품 제형 다양성의 한계, 일반 기능성 화장품과의 효능 차이 등을 지적한다. 이에 유기농 원료 확보 및 안정된 제형화와 대체물질 개발 등 연구 개발 측면의 뒷받침이 요구된다.
하지만 무엇보다 국내 유기농 화장품 시장은 ‘유기농 화장품 표시광고 가이드라인’에 의해 사후관리 형식으로 운영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시장의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소비자의 신뢰를 이끌어낼 유기농 화장품 인증제도 도입이 가장 시급하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한국유기농산업연합회 화장품분과위원회 최성철 위원장은 “2000년 이후 국제적으로 유기농 인증상품의 교역이 활성화되면서, 인증기준 및 인증기관의 국가별 제도의 차이 때문에 상품 교역에서 불편함이 발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각 국가 간에 정부와 민간 차원에서 국제 유기인증 동등성(equivalence) 확립의 노력도 가속화되고 있는 추세”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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