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 화장품, 왜 식품 매장에서 파나요? [유기농 화장품⑧]
입력 2013. 09.04. 14:58:34
[매경닷컴 MK패션 김희선 기자] 국내 유기농 화장품 시장 성장과 함께 브랜드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유통 채널 또한 다양해지고 있다.
현재 유기농 화장품은 생협, 유기농전문매장, 드럭스토어와 마트, 백화점 등으로 유통 채널이 확대되고 있다. 유기농 브랜드를 모은 유기농 화장품 편집매장과 온라인 시장 또한 활성화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 대다수 유기농 화장품 업체가 유통 채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꽃 발효 화장품 브랜드 W의 전인규 대표는 “국내 소비자는 수입 유기농 화장품에 익숙해져 ‘국내에서 과연 유기농 화장품이 나오겠느냐’고 생각한다. 유기농 함유량이 수입 제품보다 높은데도 국산이라는 이유로 한 백화점 입점이 거부된 일도 있다”며 현재 다른 메이저 백화점에 들어가 있지만, 국내 브랜드에게 백화점 진입의 문은 아직 높음을 토로했다.
백화점 진입 장벽은 국내 대기업 화장품 브랜드에도 해당한다. 아모레퍼시픽 홍보 관계자는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브랜드 P 매장은 지하 1층에 있다. 주변에 화장품 매장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도넛으로 유명한 K 매장 바로 옆이라 고객들로부터 불만의 소리를 듣곤 한다”며 “이는 국내 유기농 화장품 브랜드가 앞으로 성장하면서 해결해나가야 할 부분”이라 덧붙였다.
한국유기농산업연합회 화장품분과위원회 최성철 위원장은 “백화점 진입은 수입화장품 위주로 이루어진다. 무엇보다 국내 인증기준이 없고 제각각인 로고가 정리가 안 돼서 판매하는 입장에서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에, 해외 인증기관으로부터 인증받은 수입제품이 백화점 화장품 매장을 차지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말했다.
즉 국내 제품을 배척하는 백화점 탓이라기보다는 명확한 인증기준이 없는 국내 유기농 화장품 시장의 취약점 때문이라는 것.
어렵게 백화점에 입점하더라도 국내 유기농 화장품 매장은 화장품 코너인 1층이 아닌 지하 1층에 위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대해 최 위원장은 “우리나라에서 유기농 화장품 시장이 형성된 과정 자체가 화장품이 아닌 농업, 그중에서도 식품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라 지적했다. 즉 초기 유기농 산업은 농산물이 주류를 이루었으나 유기농 트렌드가 다양한 산업 전반에 확대·적용됨에 따라 화장품에 대한 선호도도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생협 등 비영리단체나 올가, 초록마을 등 친환경유기농전문매장에서 유기농 화장품을 판매하는 상황이지만, 화장품만 전문매장에서 분리한다면 ‘유기농’ 제품임이 드러나지 않아 판매를 장담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국내 유기농 화장품의 인증 로고와 눈에 띄는 브랜드 아이덴티티 전략이 필요함을 지적한다.
또한 미국, EU, 일본, 호주 등은 농산물·가공품과 화장품을 동일하게 한 정부기관에서 관리하지만, 국내 유기농 관련 농산물 및 가공품은 농림수산식품부에서, 유기농 화장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유기농화장품 표시·광고 가이드라인’을 법적 근거로 국가기관이 아닌 민간(대한화장품협회)에서 감독·관리하고 있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
이처럼 국내 유기농 화장품 인증기준 부재는 여러모로 시장진입성과 대외경쟁력을 낮추는 요인이 되고 있다.
[매경닷컴 MK패션 김희선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MK패션, photo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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