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층사다리, 소비욕구만 자극 “계층상승 역할 기대 못해”
입력 2013. 09.10. 09:12:26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계층사다리가 현대사회에 존재하는지 여부는 영원한 미스터리지만 계층사다리에 대한 망상이 소비욕구를 자극하는 것만은 부정할 수 없을 듯하다.
현대경제연구원 ‘계층상승 사다리 강화해야’라는 제목의 보고서는 중산층 70% 재건을 위해 계층상승 사다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보고서 작성을 위해 실시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간 계층이 하락했다는 응답이 20.8%에 달해 계층이 상승했다는 응답 2.3%보다 9배 이상 많았으며, 응답자의 75.2%는 개개인이 노력하더라도 계층상승 가능성이 낮다고 답했다.
따라서 계층사다리가 상승보다 하락의 수단이 되고 있음을 나타냈다.
그러나 불황에도 불구하고 수그러들지 않는 명품 구매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이 명품 구매를 통해 자신이 명품이 된 듯 자기최면에 빠져든다고 말한다.
일명 후광효과라고 불리는 이러한 자기최면은 오랫동안 명품이 생존해온 방식이기도 하다. 신분상승 욕구를 해결하지 못한 이들은 명품과 같은 고가 패션의류를 통해 자신이 마치 ‘~인 듯한’ 착각과 만족감에 빠져드는 것이다.
따라서 계층상승 사다리는 기업들이 매출을 올리기 위해 소비자들에게 심어주는 하나의 환상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 계층상승 가능성이 낮은 이유로는 생활비부담 증가(35.7%), 기회불공평(28.2%), 소득감소(17.8%), 과도한 부채(10.7%), 자산가격 하락(7.6%) 순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결과에 따르면, 기회불평등이 생활비부담 증가 다음으로 꼽혀 이미 순환이 불가능한 고착화된 사회가 됐다고 대중들이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수입보다 지출이 많은 적자가구는 지난 1년간 31.1%가 계층하락을 경험했으며, 계층상승 가능성이 낮다는 응답이 80.3%에 달해 계층사다리 존재 자체에 회의를 품는 시각이 높아지고 있음을 반증했다.
패션계 관계자들은 “명품이 신분상승 대체수단으로 이용돼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후광효과에 기댄 명품 브랜드들의 마케팅마저도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다”라며 "소비자들이 더 이상 패션을 통해 계층 상승을 꿈꾸지 않는 것 같다"라는 견해를 밝혔다.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new@fashionmk.co.kr/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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