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사업이 자선?” 맹목적 기업윤리 강요 부당 [갑의 비명①]
입력 2013. 09.11. 10:56:38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정치권이 ‘을의 눈물’을 대변하는 신문고 역할을 하고 있는 가운데 갑과 을을 가해자와 피해자로 일관하는 시선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제기되고 있다.
갑을 논쟁은 자유 시장경제체제 하에서 기업들의 수익활동을 윤리적 잣대로 단죄할 수 있는 선이 어디까지인가에 대한 생각차이에 기인한다.
기업의 관점에서는 가맹점주와의 관계 역시 수익을 전제한 활동이기에 ‘매출목표 달성’이라는 명확한 지향점이 있다. 그러나 가맹점주 입장에서는 회사와의 사업적 관계에서 힘의 균형이 이뤄지기 힘들기 때문에 시작부터 지배구조를 띠고 있음을 호소한다.
회사 측은 “기업은 매출을 올리기 위해 힘써야 한다. 매출이 올라가야 가맹점주도 결국 득이 된다”라며 “광고나 여타 마케팅 활동을 비롯해 편의점 관리까지 사업 운영을 위해 소요되는 경비와 노력이 만만치 않다. 그런데 가맹점주는 눈에 보이는 것만 기준해서 모든 것을 판단한다”라고 말한다.
이는 특정 회사가 아닌 갑의 논란에 휩싸인 모든 회사들의 공통적 견해다. 이에 덧붙여 좀 더 강하게 의사를 표명하는 회사 관계자들은 “가맹점주들은 자신만의 입장을 강조한다”라며 개인주의적인 몇몇 가맹점주들의 무리한 행동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가맹점주 측은 “회사 측의 행동이나 말 하나하나에 가맹점을 운영하는 개개인이 얼마나 힘들어지는지 모른다. 물론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가맹점은 구조적으로 가맹점주가 돈을 벌기 힘들다. 기본적으로 기업의 수익을 올려주는 구조이지 가맹점의 매출을 올리는 구조는 아니다”라며 가맹사업 설계 자체가 기업 편의적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이 같은 문제점 제기에 대해서 기업 역시 크게 부정하지 않는 입장이다. 그러나 문제점으로 제기된 사안들에 대해서는 ‘상식선에서 납득 가능한, 법률적으로 허용 가능한’ 범위라는 선을 정하고 있다.
회사 측은 가맹점주들의 요구조건이 협의보다는 무조건적인 의사 관철이라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어 협상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가맹점주 입장은 회사 측이 요구사항에 대해 기존 방침에 기준한 ‘된다, 안 된다’라는 극히 문서적 접근으로 일관하고 있는데 분노한다.
가맹점주들은 회사 측의 답변 중 “법적 기준에 근거했다”라는 말에 가장 울분을 금치 못하는 경향을 보인다. 회사 측이 법적 근거를 내세우는 순간 갑을 논쟁이 법정 사태로 비화되는 수순을 밟게 된다.
가맹점주 측은 “우리는 무식해서 모른다. 회사는 법률팀도 있고 우리는 아무것도 없다. 그저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받고 싶을 뿐이다”라고 말한다.
그런데 회사 측은 “가맹점주들이 논란거리가 생기기 시작하면 일단 ‘우리가 어떻게 그런 걸 아냐’라면서 약자의 입장만을 강조한다. 그런데 지금과 같은 사회에서 회사 측의 일방적 강요나 강압이 이루질 수가 없다”라며 상식선에 기준한 판단이 필요함을 토로한다.
갑을 사태를 지켜보는 이들은 갑을논쟁이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흐르는데 대해 우려를 표명 하면서도 법률적인 선에서 해결 가능한 사안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던진다.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MK패션, photopar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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