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vs 투쟁, 고소·고발 견해 차 “을의 분열 조장?” [갑의 비명②]
입력 2013. 09.13. 11:57:14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토니모리, 미니스톱에 이어 세븐일레븐의 고소·고발로 갑을논쟁이 대화로 풀어가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데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토니모리는 이례적으로 가맹점주를 사기죄로 형사고발해 논란이 일었다. 또한 세븐일레븐 가맹점주는 본사의 불법사찰 규명을 요구하는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뿐 아니라 참여연대는 미니스톱을 사문서 위조로 형사고발하겠다고 발표했으며, 세븐일레븐 바이더웨이 가맹점주 협의회 역시 불법사찰과 관련해 코리아세븐 형사고발을 위한 비대위를 오늘(13일) 진행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가맹점주와 본사간의 손해배상, 명예훼손 등 민사소송은 비일비재 발생한다. 토니모리는 형사사건 외에도 전주점과 3년째, 여천점과는 2년째 손해배상 관련 소송을 진행 중이다.
민사소송이 손해에 대한 실질적인 보상을 요구하는 반면 형사사건은 기업이나 승패와 무관하게 기업이나 개인의 이미지를 크게 훼손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극단적인 선택일 수밖에 없다.
유독 많은 가맹점주 단체가 형성된 세븐일레븐은 이번 고소 고발 사태로 인해 갑의 횡포가 아닌 을의 분열에 여론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세븐일레븐 바이더웨어 가맹점주 협의회(이하 세가협)와 세븐일레븐 바이더웨이 가맹사업자 협회, 세븐일레븐 경영주 협의회(이하 세경협) 등 3개 가맹점주 단체가 존재한다.
세븐일레븐 바이더웨이 가맹점주 협의회는 3년 전 코리아세븐의 불공정행위를 공론화시킨 단체로 세경협의 전신인 점주협회 역시 이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7월 가맹사업법이 개정되면서 점주협회는 가맹점주에게 주어진 교섭권에 따라 협의체 세경협을 구성하고 대화를 통한 해결을 방침으로 내세웠다.
반면 세븐일레븐 바이더웨이 가맹점주 협의회는 초기 노선 그대로 강력한 대응을 이어가며 근본적인 시정을 요구하고 있다.
세븐일레븐 가맹점주들이 3개 협회로 분화된 것에 대해 여론의 시선은 곱지 못하다.
지난 8월 20일 트위터에 편의점의 진실로 “세븐일레븐 점주협의회는 3개가 있습니다 세븐일레븐 바이더웨이 가맹점주 협의회, 세븐일레븐 바이더웨이 경영주 협의회, 세븐일레븐 바이더웨이 가맹사업자 협회 저마다 자기 말만 맞다고 합니다, 누굴 위해 3개 인가요? 점주를 위한 건가요? 운영진의 이익을 위한건가요?”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전주 군산의 세븐일레븐 한 가맹점주의 본사 고소에 대한 3개 협회의 각기 다른 입장 표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합일 할 수 없는 견해 차이를 드러냈다.
세경협 이준인 회장은 “점주들의 자살 등 그동안 일련의 극단적 선택을 하는 행위를 차단하기 위해 본사 측에 점주들에 대한 깊이 있는 관리를 요구했으며 이번 사안은 이 같은 요구가 반영된 것으로 사안 자체가 왜곡되고 있다”라는 주장이다.
반면 세가협 오명석 회장은 “서울 강북구 지역에도 문서화된 점주 자료가 존재한다. 문제가 된 전주 군산지역 점주 자료에는 점주의 자존심을 건드릴만한 내용까지 포함돼있다. 이뿐 아니라 세가협 블로그 내용 역시 본사 측에서 일일이 사찰하는 정황이 여러 사례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라며 본사와 세경협의 측의 주장에 강력하게 반발했다.
오 회장은 “정말 창피한 일이다. 힘을 합해도 모자랄 판에 이렇게 갈리게 된 것이 안타깝다”라며 “그러나 편의점의 문제는 근본부터 시정돼야 한다. 말도 못하고 벙어리 냉가슴 앓듯 모든 경제적 어려움을 감내한 편의점주들이 많다. 그들을 위해서라도 근본적 시정에 대한 원칙을 수정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반면 이 회장은 “관점이 다르다”라는 점을 전제하며 “불거진 사안에 대해 모여서 대화를 해야 한다. 대화가 단절되면 어떤 해결방안도 나올 수 없다”라고 말해 첨예하게 다른 입장 차이를 드러냈다.
세븐일레븐의 갑을 투쟁은 3년이라는 오랜 시간에 걸쳐 진행돼왔다. 이 와중에 남양유업 사건이 터지고, 화장품 브랜드숍 등 다양한 산업부문에서 갑을 논쟁이 일면서 세븐일레븐 관련 사안은 여론의 시선을 점점 비껴나는 분위기이다.
여기에 가맹점주 단체가 분열되면서 을의 진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등 전혀 새로운 논쟁 양상을 띠고 있기도 하다.
을의 분열에 대해 일각에서는 본사의 의도적 조장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을의 분열에 따른 최종 수혜자가 누가 될지는 지켜볼 일이다.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진연수 기자,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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