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보다 광고에 가까웠던 `겟잇뷰티` 속 PPL [PPL의 진실④]
- 입력 2013. 09.18. 13:55:43
- [매경닷컴 MK패션 조혜원 기자] 억지스러운 드라마 속 PPL, 우연인 듯 짜고 치는 파파라치 PPL. 이보다 훨씬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바로 뷰티 프로그램 속의 뷰티 브랜드 PPL이다.
방송의 목적 자체가 ‘메이크업’, ‘화장품’, ‘피부 관리’, ‘성형’에 있는만큼 광고를 뛰어넘는 홍보가 가능한 것. 특히 뷰티 프로그램 1위의 온스타일 ‘겟잇뷰티’에 등장하는 화장품들은 방송 후 매출이 몇 배로 뛰고 모두 품절 현상을 일으키고는 한다. 그만큼 프로그램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는 것.이 높은 신뢰도의 이면에는 정보를 얻고자 자신의 시간을 투자해 프로그램을 시청했던 대중들의 배신감도 높을 수 있다는 의미도 있다. 겟잇뷰티 애청자라는 한 시청자는 “전문가, 시청자, 제품의 배분이 매우 잘 돼 있어 뷰티에 관심 많은 여자들의 구미를 당기는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처음보다 점점 균형을 잃고 홍보에 치중되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어느 정도 인지하고는 있지만 그런 느낌을 받을 때마다 프로그램을 보고 또 제품을 구매하는 내가 멍청하다는 생각이 들어 불쾌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대중들이 눈치 챌 만큼 과도한 PPL이 출현했던 겟잇뷰티 속 예들을 살펴보자.
CJ 올리브영에만 입점된 제품 홍보
겟잇뷰티에서 자사의 개념인 CJ 올리브영에서만 판매하는 제품을 홍보한 경우가 다수 있다. 시세이도 츠카키 라인, 오가닉스, 엘르걸, 유세린, 로리아, 프리맨, 올리브영 PB 상품까지.
효능이 뛰어나 전문가들이 추천했을지 몰라도 인지도가 그렇게 높지 않고 새롭게 출시된 제품이 다수 섞여있고, 올리브영에 독점 계약한 제품들이라는 점에서 같은 방식으로 여러번 추천된 것에 광고에 가깝다는 의심의 여지를 충분히 둘 수 있다.
화장품 브랜드 모델이 직접 나와 파우치 공개
화장품 브랜드의 모델이 직접 출연해 그 제품들을 사용한 메이크업 팁을 알려주거나 파우치를 공개하기도 한다. 티엔의 모델 수지, 메이크업 포에버 모델 장윤주, 바닐라코 모델 씨스타 효린 등이 대표적인 예로 연예인이 직접 나와 마법처럼 메이크업을 쓱쓱 그리는 모습을 보면 누구든지 그 제품을 사용하고 싶어진다. 특히 크리스탈의 에뛰드 메이크업 시연은 유투브에서 큰 인기를 끌며 큰 매출 상승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출연 후 전문 아티스트들의 브랜드 론칭
겟잇뷰티에 한 번 출연하면 메이크업, 헤어 아티스트는 바로 인지도가 껑충 뛰어 오른다. 원래 유명했던 유명 숍, 스타 담당 아티스트도 이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들에게 확실히 얼굴 도장을 찍은 경우가 많다.
이러한 아티스트들이 브랜드 론칭을 앞두고 겟잇뷰티에 출연하는 것은 우연일까. 메이크업 아티스트 정샘물 원장은 ‘뮬’ 론칭을 앞두고 출연해 뮬의 제품으로 메이크업을 시연하고 방송 후 쇼핑 겟잇뷰티에서 뮬 제품을 판매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우현증 원장도 키스바이우 제품을 사용한 메이크업을 선보이며 방송에 출연했다.
정보를 전하며 메이크업 팁도 알려주는 동시에 제품을 홍보하는 것을 나쁘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하지만 특정 브랜드를 이용해 그 제품의 사용법을 알려주는 듯한 메이크업 노하우, 특정 스타가 한 브랜드의 제품만을 사용하는 듯한 설정 등은 정보와 광고의 줄다리기에서 광고 쪽으로 너무 많이 기울어진 듯 보인다.
시청자들 사이에서도 이미 ‘기분좋게 받아들일 수 있는 선을 넘고 있다’, ‘방송을 보며 제품을 구매한 뒤에 찝찝한 느낌이 들 때가 많다. 방식을 바꾸거나 조금 더 시청자쪽의 편으로 방송했으면’ 등의 의견이 분분하다.
장기적인 프로그램의 인기를 위해서라도 시청자가 순수한 의도로 받아들이고 포용할 수 있는 적정선을 지키는 것이 필요해 보이며, 시청자들도 정보와 광고를 구분하는 안목을 키워 무분별한 소비로 이어지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좋겠다.
[매경닷컴 MK패션 조혜원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겟잇뷰티 방송화면, 홈페이지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