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케팅은 `신선`하지 못했던 신선한 화장품 [화장품 신종 강매②]
- 입력 2013. 09.23. 14:18:57
- [매경닷컴 MK패션 조혜원 기자] 최근 무료로 화장품 샘플을 사용해 보라며 본품과 함께 택배를 보낸 뒤, 본품을 샘플로 착각해 사용하면 고가의 본품 가격을 요구하는 형태의 화장품 판매가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는 불분명한 화장품 브랜드, 제품명 등으로 볼 때 인증받지 않은 제품의 무분별한 판매이거나 화장품 박스에 보험회사 마크가 찍힌 등을 보면 다른 용도로 사용되다 남은 제품을 처리하는 방법으로 많이 활용되는 것으로 유추된다. 이 가운데 신생 브랜드에서 이 방법을 마케팅에 활용한 예도 있어 눈에 띈다.‘신선한 화장품 2Ne DP’가 대표적인 예. 올해 새로 생긴 이 브랜드는 출시 기념으로 위와 같이 택배로 본품을 보내고 함께 동봉된 샘플을 사용해 볼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본품 구매를 원치 않는 다수의 소비자들이 샘플과 본품을 착각해 강제로 본품을 구매하는 일이 발생했다.
그 결과 포털 사이트에 ‘신선한 화장품’을 검색하면 ‘샘플’과 ‘사기’가 연관 검색어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신선한 화장품 측에서는 이러한 소비자의 불만으로 이 이벤트를 중단하고 현재는 본품없이 샘플만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미 다수의 사람들이 강매를 당했다고 느끼고 있어 잘못된 마케팅으로 인한 이미지 회복이 매우 힘들 듯 보인다.
샘플을 받았다는 한 구매자는 “안 산다고 하자마자 말투가 기분 나쁘게 변하면서 계속 구매를 강요했다. 마케팅이라고 하지만 오히려 역효과만 볼 듯”이라며 “20일 내에 제조한 화장품만 판매한다는데 만약 샘플을 사용해보고 반품한 본품은 다른 사람한테 가지 않고 폐기 처리되는 것인지도 의심된다”며 한 번 잃은 신뢰에 다른 부분까지도 의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신선한 화장품의 체험단 이벤트에 참여했다는 A씨는 “체험단 자격으로 제품을 받았는데 제조 20일 이전의 제품만을 판매한다는 홍보와 달리 제조한 지 몇 달 지난 제품을 받았다. 본사에 문의하니 체험단 제품이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20일’, ‘신선함’을 강조하면서 이런 식으로 체험하면 제대로 된 후기를 쓸 수 있나”라고 불만을 표현했다.
또 “후기를 쓸 때도 제품의 특장점, 대표 성분 등 형식을 알려줬다. 그냥 체험단을 이용해 브랜드 인지도만을 높이려고 하는 것 같아 불쾌했다”고 덧붙였다.
‘사용해보면 무조건 좋아할 것’이라는 신선한 의도에서 시작했을지 모르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피해자를 발생시킨 점, 체험단에게 진실성 부족한 체험을 하게 한 점, 최근 신종 강매로 떠오르는 방법을 그대로 적용한 점 등에서 신선한 화장품은 이 잘못된 마케팅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또 긍정적인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에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정당한 설명이나 조치를 취하고, 앞으로는 소비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마케팅에 힘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매경닷컴 MK패션 조혜원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신선한 화장품 2Ne DP 홈페이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