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계, 대기업 위기론에 불안 “무너지면 대안 없다”
입력 2013. 09.23. 18:04:22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삼성에버랜드로 패션사업 영업양도를 결정한 제일모직으로 인해 대기업 패션계열사들이 때 아닌 위기론에 휩싸이게 됐다.
패션계는 지난해부터 대기업 위기론을 거론해왔으며, 올해 초, 제일모직의 10개 브랜드 철수설이 나오면서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이는 2005년을 전후해 대기업 대세론이 나오기 시작한지 10년이 지난 시점에서 불거져 나온 것으로, 대기업이 그동안 지속해온 투자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필요한 시기라는 점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 중견패션업체 임원은 “대기업들이 사업을 확장하면서 시장 점유율은 높아졌지만 실제 안을 들여다보면 돈이 되는 브랜드가 없다”라면서 “대기업이 남성복에 집중된 사업구도에서 벗어나, 여성복, 수입브랜드, SPA 순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정작 캐쉬카우 역할을 하는 브랜드가 취약해졌다”라고 지적했다.
모 대기업은 리뉴얼을 반복해오던 여성복 브랜드의 대대적인 조정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조정 범위는 인력을 포함한 브랜드 운영 전반에 걸친 것으로 일각에서는 이것도 통하지 않으면 결국 정리되지 않겠느냐며 철수설이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또한, 몇몇 패션계 관계자들은 대기업의 수입브랜드사업 확장이 결국 기업 수익구조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견해를 피력하기도 한다.
한 관계자는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프라다, 구찌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유명 해외브랜드들은 기업의 그럴 듯한 스펙일 뿐 매출이나 영업이익 기여도는 현저히 낮다. 최근 유통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컨템포러리 브랜드 역시 수익성이 좋지 않다”면서 해외사업이 가진 이면의 난제를 직시하지 않는다면 대기업 위기론이 현실화 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이처럼 대기업이 위기까지는 아니라도 집중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2011년 FnC코오롱이 코오롱인더스트리로 흡수될 때 패션계는 코오롱이 결국 패션사업 축소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코오롱 인더스트리로 흡수된 이후 외견상으로는 신규 투자가 더욱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지나친 부정적 견해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패션계가 제일모직 사안을 두고 갑론을박하는 데는 대기업 위기론이 현실화 될 경우,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장기집권이 이어지면서 자금력과 브랜드력이 모두 취약해진 중견 및 중소업체들이 아직까지 심각한 자금난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유통은 무엇보다 중견 및 중소업체 브랜드 인프라가 취약한 상황이어서 대기업이 구조조정을 시작할 경우 대체할만한 브랜드가 없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관록있는 전문가들은 현재 시점에서는 대기업 위기에 가슴을 졸이기보다는 중견 및 중소업체들이 힘을 키우는 것이 급선무임을 지적하고 있다.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MK패션, photo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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