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인 경쟁&프랜차이즈법으로 화장품 브랜드숍 수익 악화 예상
- 입력 2013. 09.26. 11:51:23
[매경닷컴 MK패션 이예원 기자] 최근 화장품 브랜드숍의 할인 행사가 자주 진행되면서 ‘제 값 주고 사면 바보’라는 말이 생겼다. 화장품 브랜드숍 간의 할인 경쟁이 과열되는 가운데 지난 7월 발표된 가맹사업법 개정안의 영향까지 더해져 이들의 수익성 악화가 점쳐지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이 9월 중순 발표한 산업보고서에 의하면 국내 주요 브랜드숍 5개(미샤, 더페이스샵, 이니스프리, 에뛰드, 네이처리퍼블릭)의 할인 일수는 2009년 이후 꾸준히 증가했다.특히 2011년 이후 크게 증가했는데 2011년에는 103일, 2012년에는 240일, 2013년 9월까지 252일 동안 할인행사가 진행된 것으로 밝혀졌다. 2012년, 2013년 9월까지 1년 365일 중 절반 이상 할인행사가 진행된 셈이다.
2009년부터 2013년 9월까지 브랜드숍이 진행한 할인 일수는 미샤가 254일로 가장 높은 숫자를 기록했으며, 뒤이어 네이처리퍼블릭이 174일, 더페이스샵이 131일을 기록했다.
국내 주요 브랜드숍 5개 업체는 할인 경쟁을 통해 공격적인 판매 전략을 펼쳤음에도 매출 증가율은 둔화했다. 할인 경쟁이 치열한 만큼 신규 출점에도 힘썼기 때문이다. 또한 소형 업체들은 메이저 브랜드들의 적극적인 할인 정책에 힘을 쓰지 못하며 영업이익 감소를 면치 못했다.
아울러 지난 7월 가맹사업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내년 초부터 브랜드숍의 신규 출점은 제한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규제 강화가 진행되기 전인 올해 말까지는 선두 업체들의 매장 수 늘리기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이는 소비자 수요를 초과하는 과다 출점으로 내년 이후 브랜드숍 성장의 급격한 성장둔화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우리투자증권의 한국희 애널리스트는 “가맹사업법과 관련된 구체적인 규제 사항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진 않았지만 업계의 선두 업체들은 제약을 받고, 소규모 브랜드 숍은 비교적 자유롭게 매장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섯 개 선두 업체 중 에뛰드와 이니스프리는 아모레퍼시픽 그룹의 브랜드 10여 종 가운데 별도 법인으로 분리해 운영 중이다. 이들은 지난 24일 서경배 회장을 등기이사로 선임했는데, 1, 2위 브랜드숍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나친 할인 경쟁과 신규출점 가속화에 따라 업계 성장세 악화가 예측되는 가운데 화장품 브랜드숍들이 아모레퍼시픽 계열사처럼 새로운 돌파구를 찾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매경닷컴 MK패션 이예원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우리투자증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