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이서현 체제 유지설 “유통가 긍정, 패션계 글쎄”
입력 2013. 09.26. 14:31:14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제일모직이 패션사업부문 양도를 발표한 이후 부정적 입장을 견지해온 패션계가 이서현 부사장 체제 유지설이 흘러나오면서 긍정과 부정이 교차하며 혼란스러운 양상을 띠고 있다.
23일, 공시 당시 유통가는 삼성에버랜드로 패션부문이 양도된 이후 상황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으로 일관해왔다. 올해 들어 제일모직이 사업축소 및 정리 조짐을 보여 이전처럼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기 힘들 것이라는 판단에 근거해서였다.
무엇보다 현재 패션부문을 총괄하는 이서현 부사장이 패션에 대한 강한 애착과 함께 전문성을 쌓아온 만큼 상대적으로 삼성에버랜드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이부진 사장 운영체제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다.
한 유통관계자는 “이서현 부사장은 패션사업에 대해 매우 적극적이었다. 사실 이서현 부사장이 없는 제일모직 패션부문은 생각해보지 못했다”라며 “아무래도 삼성에버랜드는 회계논리에서 근거해서 사업성 유무를 판단하지 않겠냐”라며 회의적 입장을 피력했다.
패션계 관계자들은 패션사업은 수익성과 비전이 모두 양립하기 힘들다는 점을 강조한다. 현재 제일모직은 둘을 조합시켜 나가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패션사업이 양도된 이후 성급하게 수익 기여도가 미미한 브랜드를 정리시켜 나간다면, 남성복 브랜드에 주력하던 원점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점을 우려한다.
한 패션업체 관계자는 “대기업의 시장점유율이 높아지면서 중견업체들이 유명무실해지고 중소업체들이 설 자리를 잃은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대기업이 그 동안 해온 긍정적인 측면을 평가절하 할 수는 없다”라면서 “제일모직 패션부문이 일부 무리수를 둔 점은 있지만 불황 속에서 패션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꿔나간 성과들은 정확하게 평가돼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이서현 체제 유지가 해답은 아니라는 것이 패션계의 입장이기도 하다.
한 패션 전문가는 “이서현 체제 유지가 설이 아닌 사실이 된다고 해도 이서현 부사장이 삼성에버랜드에 속한 패션부문을 제일모직 때만큼 주도적으로 하지는 못할 것이다”라면서 조심스럽게 견해를 밝혔다.
또 “그러나 한편으로 대기업 체제 패션사업에 지나치게 의미를 둘 필요가 있나”라며 “오히려 대기업이 패션시장에서 한발 뒤로 물러서면 패션전문기업들이 나름의 방식으로 질서를 잡아나갈 기회를 갖게 될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라며 전문기업 체제로의 변화 필요성을 역설했다.
추석연후 이후 갑작스럽게 터진 제일모직 패션부문 영업양도는 연말 삼성 사장단 인사가 발표되기 전까지 패션가를 술렁이게 할 것으로 보인다.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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