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진 자여, 때려라?” 블랙야크로 촉발된 지도층의 심각한 ‘하대 문화’
- 입력 2013. 09.30. 17:26:55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공항에서 불미스러운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포스코에너지 임원은 지난 4월 15일 비즈니스석에서 라면을 가져달라고 항의하다 승무원을 때려 한동안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이어 지난 27일에는 블랙야크 강태선 회장이 공항에 뒤늦게 도착해 탑승을 거부당하자 여수행 항공사 직원과 승강이를 벌이던 중 신문지로 상대를 쳐 논란이 일었다.이 두 사건이 라면상무, 신문지회장님 등과 같은 약칭으로 희화되면서 지도층 인사들의 과도한 특권의식과 심각한 하대문화가 축소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선진국 진입을 위해 서비스산업의 질적 성장을 역설하고 있지만, 현장에 근무하는 서비스직종 종사들의 고충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블랙야크 강태선 회장 사건 이후, 공항 관계자는 “공항에서는 이런 일들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공항에 근무하는 직원들을 하대하는 문화가 너무 공공연히 이뤄져 새로울 것이 없는 일이다”라며 공항 내 직원들을 대하는 하대 문화의 심각성에 대해 말했다.
미국 심리학자 데보라 그루엔펠드는 “어떤 이에게 권력을 쥐여 주면 그 사람의 본성을 알게 된다”라면서 권력 때문에 인격의 달콤한 면이 떨어져 나가고 인간 자체가 본격적으로 더러워진다는 다소 격하지만 공감이 가는 이론을 제시했다.
그가 발표한 바로는 인간이 권력을 가지면 대다수는 자기 욕구를 만족하게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부하들의 욕구에는 관심을 덜 두며, 자신은 좀처럼 규율을 지키지 않으면서 다른 이들은 전부 지켜야 한다고 여기는 3가지 습성을 보인다는 것이다.
그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쿠키테스트를 통해, 조그만 권력만 누려도 예의범절을 잊어버리고 자기를 권력자로 오인해 충분히 그럴만한 권한이 있다고 자부한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이는 공항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에서 드러난 지도층 인사들의 일면을 설명해 준다.
여기에 더해 공항은 개개의 도드라진 행동들이 공공의 질서와 전체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
아시아나 항공 관계자는 “시간이 지난 상황에서 탑승 요구를 들어줄 수는 없다. 그건 수백 명과의 약속을 저버리는 행위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런 일련의 소비자 불만 사례와 관련해 공항이나 항공사 측의 체계적인 대응이나 사전 방어체제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견해를 제기한다. 물론 개개인의 돌발행동으로 빚어지는 사건들이지만 사안들이 지나치게 축소되거나 확대 재생산되는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김포공항공사 측은 “공항은 공공시설이다 보니 전체적인 틀에서 관리가 이뤄진다. 공항에는 수많은 항공사, 기관 및 단체가 들어와 있다. 따라서 소비자 불만 사례가 접수돼도 결국 각 기업, 기관 또는 단체에 전달되기 때문에 공항에서 자체 처리 시스템이 완벽하게 구동하기 쉽지 않다”라며 결국 제삼자일 수밖에 없음을 토로했다.
그가 말한 바로는 김포공항공사는 VOC(Voice Of Customer)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서 즉각적으로 해당 기업이나 기관 또는 단체에 불만을 제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VOC 시스템은 소비자들의 불만사례를 신청 받고 해당 부서 또는 기업, 기관 및 단체에 통보해 시정을 권고하게 된다.
그는 “결국 이렇게 되면 한번 돌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직접 불만을 제기할 수밖에 없게 된다”라고 말했다.
이유야 어찌 됐건 지도층 인사들의 권력오용 행위에 관련해 사회적 시선은 곱지 않다.
이번 사건 당사자인 강태선 회장은 공식 사과문을 통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먼저 이번 불미스러운 사건과 관련해 이런 성명을 발표하게 돼 송구스럽다. 저는 이미 언론에 보도된 내용에 대해 부인하지 않고, 겸허히 받아들이며, 머리 숙여 사과한다. 당시 현장에서 당사자에게 사과했고, 약 1시간 후 재차 당사자를 찾아가 진심으로 사과를 했다. 어찌됐건 본인으로 인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대단히 죄송하다.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 사회를 위해 더욱 봉사할 수 있도록 매진하겠다”
정치 및 경제계 지도층 인사들이 권력의 허울을 쓰고 아무렇지 않게 행하는 하대 행위에 대한 스스로 반성이 그 무엇보다 가장 절실하다.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 사진=뉴시스, ytn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