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외과 해킹 환자 사진 유출, '구멍난' 성형외과 단순 피해자로 봐야 할까?
입력 2013. 10.02. 09:49:22

[매경닷컴 MK패션 조혜원 기자] 서울 강남 유명 성형외과의 서버를 해킹하고 이를 협박해 병원에 5억원을 요구한 김모씨(37) 등의 일당이 붙잡혔다.
이들은 해킹으로 환자의 진료 차트, 수술 전후 사진, 수술 사진과 동영상 등 2만7천여 건의 데이터를 뽑아냈다. 이를 모두 유포하겠다며 병원에 5억원을 요구했고 이 과정에서 해외에서 해킹을 하고 협박 전화를 거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하지만 해커의 치밀함에 비해 병원측의 서버는 허술하기 그지 없었다. 경찰은 범인들이 ‘인터넷 보안 시설이 허술한 점을 노렸다’, ‘병원 서버를 여러 번 해킹했지만 병원 관계자 누구도 알지 못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병원 서버는 간단한 방화벽조차 없었다.
이에 사람들은 범죄를 저지른 해커 외에 병원측에도 잘못이 있다는 반응이다. 작은 병원도 아니고 더욱 비싼 비용을 치르면서 믿고 찾은 유명 병원인데 관리가 소홀한 것에 배신감을 느낀다는 것.
네티즌들은 ‘범죄고 구속이고 내 사진이 유출될까봐 너무 무섭다’, ‘병원에서는 몇 만개 사진 중 하나일지 몰라도 환자 입장에서는 찍고 싶지도 평생 남한테 보이기도 싫은 사진인데 의료적으로 어쩔 수 없이 찍은 사진을 어떻게 그렇게 허술하게 관리할 수 있냐’, '으리으리한 건물에 화려한 인테리어, 친절하고 완벽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는 그렇게 소홀하고 있었다는 것이 놀랍다', ‘만약 노출되면 병원에서 환자들에게 피해 보상 해야할 것’ 등 우려와 동시에 분노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경찰에서도 방화벽을 설치하는 등 서버 관리에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으며, 대중들도 ‘이제는 성형외과를 찾을 때 서버가 탄탄한지도 확인해야 된다’는 분위기다.
이번 사건 이전에도 2011년에 한 성형외과의 가슴 성형 사진 전후 사진이 유출되며 논란이 일기도 했고, 해킹으로 인해 1천5백만원을 성형외과에 받아낸 일당이 검거되는 일 등도 있었다. 전례가 있음에도 유출되면 환자에게는 매우 치명적일 수 있는 개인 정보를 소홀히 다룬 병원 측은 이번 사건의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이기도 하다.
최근 강남의 다수 유명 성형외과들이 불법 브로커 관련으로 한 차례 비난을 받고 신뢰를 잃은 사건이 있었다. 연이은 이러한 사건의 발생은 급성장하며 상업성에만 초점이 집중된 강남 성형외과들에게 알리는 경고등과 같다. 급격한 성장에 따른 부작용을 겪지 않으려면 수익에 앞서 환자에 대한 책임감에 더욱 신중을 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매경닷컴 MK패션 조혜원 기자 news@fashi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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