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팬스타일 창조한 ‘라이선스 산업’의 안타까운 침체 [라이브 도쿄쇼핑몰-르미네]
- 입력 2013. 10.03. 08:23:49
[도쿄=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일본 패션산업은 라이선스로 특화된 영역을 구축했다. 최근에는 일본 백화점이 수입브랜드와 편집매장으로 채워져 있어 라이선스 브랜드를 찾기 어렵지만, 몇몇 쇼핑몰에서 재팬 스타일로 재탄생된 라이선스 브랜드들을 볼 수 있다.
일본을 벤치마킹한 한국 역시 한때 백화점에 입점 된 남성복과 여성복 상당부분이 라이선스 브랜드였으나 일본이 그렇듯 한국 역시 라이선스 브랜드가 예전과 같은 명성을 누리지는 못한다.그러나 이처럼 침체기를 맞은 라이선스에 대처하는 방법에서 한국과 일본은 패션에 대한 인식의 차이를 드러낸다.
일본 라이선스는 한국과 달리 철저하게 대중적인 소비자를 공략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한국이 라이선스 산업 침체기를 겪으면서 모체가 된 브랜드의 느낌을 더 정확하게 살릴 수 있는 고급스러움에 초점을 맞춘데 반해 일본은 가격 수준에 맞는 디자인과 품질로, 저가 정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버버리의 가격을 확 내린 버버리 블루라벨은 영국이 아닌 ‘일본 버버리’로 특화돼 일본 뿐 아니라 일본 라이선스 산업을 글로벌 시장에 각인시켰다. 그러나 지금은 트렌드에서 밀려나 있는 듯한 모습이 혼란에 빠진 일본패션산업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듯 아쉬움을 남긴다.
신주쿠에 위치한 2, 30대 소비자들에게 맞게 특화된 쇼핑몰 ‘르미네’는 한국에서도 라이선스로 라인이 세분화 된 질스튜어트와 랑방이 각각 질 바이 질스튜어트와 랑방 엉 블루로 입점 돼있다.
두 브랜드는 일본이 지향하는 재팬 스타일의 전형을 보여준다. 모체가 된 브랜드를 상징하는 디테일이나 컬러를 차용했지만 옷에서 질스튜어트나 랑방이 가진 본연의 오리지널리티를 찾기 쉽지 않다.
특히, 랑방 엉 블루는 한국과 일본의 라이선스 접근 방식의 극명한 차이를 드러낸다.
한섬에서 전개하는 랑방 컬렉션은 ‘랑방보다 더 랑방같다’는 평을 들을 정도로 완성도 높은 디자인과 퀄리티를 추구한다. 그러나 랑방 엉 블루는 디자인을 도용한 B급 브랜드 수준의 디테일과 가격으로 다소 실망감을 안겨준다.
패션계는 라이선스에 대해 회의적 시각을 견지한다. 해외 브랜드들이 이제는 라이선스 권한 자체를 잘 주려하지 않을 뿐 아니라, 소비자들 역시 라이선스보다는 가공되지 않은 수입브랜드의 제품 그대로를 더 선호한다는 이유에서이다.
라이선스는 국정불명이라는 이유로 최근 들어 패션시장에서 내몰리고 있다. 그러나 재팬스타일과 코리안스타일을 창조한 라이선스의 긍정적 측면에 주목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