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디자이너 횡포 “직원 옷도 좋으면 회사 소유”
입력 2013. 10.07. 08:30:45
[매경닷컴 MK패션 임소연 기자] 오너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디자인실 직원에게 최저 생계비는커녕 샘플 제작을 이유로 개인 옷까지 제출할 것으로 요구하는 등 강제행위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오너 디자이너 브랜드 디자인실 디자이너들의 박봉 문제가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그러나 ‘실무 디자이너 밑이라면 배울 점이 있을 것’이라는 마음 하나로 직원들은 디자인실 인턴, 어시스턴트의 고된 생활을 감내해야만 한다.
그러나 실상 디자인실 인턴, 어시스턴트의 월급은 최소한의 생계비 보장도 안 될 정도로 적을 뿐더러 몇몇 오너 디자이너의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이나 불합리한 직원 대우 탓에 디자이너가 되려던 꿈 자체를 접는 이들도 많다.
“카피 브랜드나 마찬가지다. 이 곳 디자인실에서 일한지 1년쯤 됐는데 한번도 디자이너가 새 디자인을 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지난 시즌 컬렉션에서 진행됐던 옷들을 다시 리폼해서 다음 컬렉션에 올린다” 국내 남성 수트 브랜드로 어느 정도 자리 잡은 S 브랜드 디자인실 직원의 말이다.
“SPA브랜드 옷을 사오게 한다. 졸업한지 얼마 되지 않은 막내 디자이너에게도 구입해온 SPA브랜드 옷을 그대로 본뜨게 한다. 이런 식으로 만들어진 엉망인 품질의 옷을 그대로 손님에게 판매 한다”고 말했다.
또한, “디자인실 직원이 고가의 브랜드 옷을 입고 오면 눈 여겨 봤다가 가져 오라고 한다. 그 옷을 카피한다는 명목으로 2~3달이 지나도 옷을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심지어 빌려간 옷을 그대로 컬렉션에 올리기도 했다. 오너 디자이너에게는 제때 돌려달라는 말도 못하니 언제 받을지 노심초사하는 것도 직원이 감당할 몫이다”고 덧붙였다.
그 밖에도 직원에게 돈을 빌리거나 택시비를 대신 내게 하는 등 도리에 어긋난 오너 디자이너의 행동이 “몸이 힘든 것보다 사람 때문에 생기는 스트레스가 더 심하다”고 직원들의 입을 모으게 했다.
“M 디자인실에서 일하게 되면 돈도 못 벌고 몸만 힘들 것이다. 한 가지 좋은 점은 나와 얘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웬만한 패션 대기업 사람들도 나와 대면해서 얘기하는 것은 어렵다” 국내 남성복 브랜드 M의 디자이너가 디자인실 면접을 보러온 사람에게 한 말이다.
이처럼 외부에 알려져 있는 디자이너의 품위나 브랜드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허황되고 부조리한 디자인실 상황은 몇몇 브랜드의 일만도 아니다.
저비용, 고효율을 바라는 패션 업계의 관행이 디자인실 직원이 정식 디자이너가 되기 전까지 발생하는 이런 일들을 당연시 여기게 만드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직원들은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음을 알더라도 스스로 일을 그만두는 것 외에는 이 상황을 해결할 방법조차 찾기 어려워 보인다.
따라서 보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디자인실 직원들의 기본적인 복지를 보장할 정책적인 지원을 펼칠 필요가 있다.
[매경닷컴 MK패션 임소연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 MK패션, photo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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