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화장품 저가 대란, 일본 화장품은 ‘고가 경쟁’ 중? [라이브 도쿄스타일]
- 입력 2013. 10.08. 14:37:59
- [매경닷컴 MK패션 이예원 기자] 한국 화장품 시장은 ‘저가 경쟁’이 한창이다. 이에 비해 일본은 독자적인 콘셉트를 확실히 가진 브랜드들이 비교적 ‘고가’를 유지하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일본 도쿄에 위치한 백화점, 쇼핑몰에 입점된 화장품 브랜드들은 우리나라에서도 쉽게 볼 법한 해외 수입브랜드부터 독자적으로 개발한 브랜드들이 혼재돼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우리나라 로드숍 브랜드 ‘I’와 비슷한 분위기의 브랜드이다.그 브랜드는 일본 지역의 원재료를 화장품 성분으로 활용해 ‘유기농’을 강조했다. 우리나라 브랜드 ‘I’가 중, 저가 시장에서 좋은 실적을 올리고 있는데 반해 일본 브랜드는 비교적 고가로 책정됐다.
뿐만 아니라 도쿄의 큰 쇼핑몰 일대에는 메이크업 도구나 바디케어 제품만 취급하는 브랜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메이크업 도구만을 취급했던 일본의 브랜드는 눈썹을 올려주는 뷰러부터 아이섀도우를 칠하는 브러시 등을 눈의 크기나 메이크업 분위기에 따라 선택할 수 있게 진열해 놓았다.
우리나라 돈으로 1만 5천원 이상의 가격으로 책정되어 있었는데, 우리나라는 이렇게 메이크업 도구에 특화된 화장품 숍이 드물고 1만원 이상 책정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또한 일본 도쿄에서는 샴푸, 린스, 바디솝 등 바디 케어에 특화된 브랜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 브랜드들은 ‘유기농’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았고 두피, 극손상 모발, 수분 공급 등으로 라인이 세분화 돼 샴푸 하나만으로도 진열대를 꽉 채우기도 했다.
이 상품들의 가격 역시 우리나라 일반 샴푸들 보다 비싼 편이었으며, 국내에서 펼치는 저가 마케팅 전략인 샴푸와 린스 패키지보다는 샴푸와 린스를 따로 살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바디 용품 역시 바디 솝, 폼, 스크럽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제품을 다소 장황하다 싶을 정도로 진열장에 채워 놓았다.
놀라운 것은 이런 제품들을 찾는 일본인들이 꽤 있었다는 점이다. 바디 케어 숍을 들른 한 일본인은 제품의 종류가 많고 그 기능별로 세세하게 나눠놓은 탓에 상점에 오래 머물며 꼼꼼히 따진 후 쇼핑을 완료했다.
국내 포털사이트에 유행하고 있는 화장품을 검색하면 ‘XXX 저렴이’라는 연관검색어가 뜨곤 한다. 같은 기능을 가진 제품이라면 조금 더 저렴한 것을 찾겠다는 소비자들의 심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일본과 다르게 심각한 ‘저가 화장품’의 늪에 빠져있다. 유행한다 싶은 화장품을 어떤 화장품 가게에 들르더라도 살 수 있다.
하지만 일본은 달랐다. 브랜드 고유의 개성을 지켜가며 더 특화된 것을 내세우기 위한 경쟁으로 치열했다.
일본의 소비자들은 화장품의 ‘가격’도 중요하지만 자신에게 반드시 필요하고, 믿고 쓸 수 있는 화장품을 찾는 데 여념이 없었다. 우리나라 저가 화장품 경쟁의 탈출구는 일본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매경닷컴 MK패션 이예원 기자 news@fashio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