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죽든 말든”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 안전 불감증 심각
- 입력 2013. 10.15. 14:24:03
-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가습기 살균제의 위해성이 15일 국감에서 쟁점 사안으로 부각됐다.
국회 환경위원회와 소속 심상정 의원과 홍영표 의원은 정부가 유독물로 지정한 가습기 살균제 원료 PHMG(폴리헥사메틸렌구아디닌) 함유량 조사를 통해 기업의 심각한 안전 불감증 문제를 제기했다.국회 환경위원회 소속 심상정 의원실은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해 가습기 살균제에 들어 있는 PHMG 함유량과 권장사용량의 PHMG 농도를 확인했다.
조사 결과, 피해자가 많이 발생한 옥시싹싹(3개)은 0.126% 0.128%, 0.129%로 확인됐으며, 가습기 클린업(3개)은 이보도 높은 0.673%, 0.704%, 0.698%로 나타났다.
PHMG 함유량은 0.12~0.7%에 달하고, 제조사가 제시한 권장 사용 방법은 200배 희석(완제품 5cc/물1ℓ)을 기준으로 PHMG 농도는 6.3~25ppm에 달한다. 구아디닌(Guanidine) 계인 PHMG는 물에 분해되는 성질을 가지고 있지 않고, 화학적으로 안정적이어서, 흡입 시에는 폐 등에 도달하고 축적이 가능한 속성이 있는 물질이다.
2011년 8월 보건복지부의 역학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폐 질환에 걸릴 확률이 47.3배나 높았다.
심상정 의원은 “PHMG 함유량의 확인은 최근 ‘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과 관련해 산업계가 신규화학물질 1톤 미만의 경우 독성평가를 제외해달라는 요청이 얼마나 문제인지를 보여준다. 극미량으로 사용된 가습기 원료로 인해서 4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가장 많은 피해자가 발생한 가습기 살균제 ‘옥시싹싹’ 제조업체인 옥시레킷벤키저(이하 옥시)의 경우. 살균제에 인체 유해 성분이 포함돼 있다는 것을 알고도 제품을 만든 것으로 알려져 더 큰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 국회 환경위원회 소속 홍영표 의원은 국감에서 “샤시 쉐커라파카 ‘옥시’ 대표가 독성실험도 하지 않은 제품을 생산·판매한 것은 우리나라 국민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임상시험을 한 것이다”라며 생활용품 제조 기업의 심각한 안전 불감증을 지적했다.
또한, “옥시가 가습기살균제의 안전성 검증절차를 거치지 않았으며 원료공급자인 SK케미칼이 가습기살균제 주성분을 유해물질로 규정했으나 이를 묵과했다”라고 지적했다.
홍 의원실에 따르면 옥시는 가습기살균제 제품의 주원료를 조달하는 SK케미칼은 옥시 측에 PHMG가 유해물질이라는 사실을 작성해 공지했다.
당시 SK케미칼이 작성한 ‘물질안전보건자료(MSDS)’에 따르면, 가습기살균제의 주성분을 포함하고 있는 ‘SKYBIO 1125’를 유해물질로 분류하며, 이 제품을 먹거나 마시거나 흡연하지 말도록 경고하고 있다.
SKYBIO 1125의 구성 원료는 PHMG로 지난 2003년 호주 보건부도 ‘국가의 공업용 화학물질에 대한 공고’를 통해 “분진형태의 당해 물질을 흡입할 경우 위험은 상당하다”고 보고된 바 있다.
홍 의원은 “옥시가 가습기살균제가 유해물질이라는 점을 이미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김앤장을 통해 오히려 소송을 벌이고 있다”라며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에게 한 번도 제대로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생활 소비제품 제조업체들의 유해물질에 대한 안전 불감증이 심각한 수준으로 드러남에 따라 정부 차원의 강력환 규제 및 관리 방안이 요구되고 있다.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심상정 의원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