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코리아, 미스머니코리아로?” 한판에 억대 ‘쩐의 전쟁’
입력 2013. 10.21. 10:04:37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미스코리아 대회가 이미지 개선노력에 불구하고 금품수수논란에 휩싸이며 신뢰도가 추락하고 있다.
최근 드라마와 토크쇼 형식의 오락프로그램이 미스코리아를 소재로 등장시키면서 미스코리아가 검색어 상위에 오르는 등 그동안 부정적 이미지를 반전시켰다.
KBS 주말연속극 ‘왕가네 사람들’ 큰딸 왕수박 역을 맡은 오현경은 “나 미스코리아 나간 여자야”라는 말 한마디로 남편의 입을 막아버리는 가 하면, JTBC '비밀의 화원'은 미스코리아 역대 수상자들이 나와 궁금하지도 않은 그들의 일상을 자폭하듯 털어놓고 있다.
이처럼 미스코리아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친숙함으로 포장하고 있지만, 미스코리아를 향한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거두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미스코리아는 ‘검은 거래’ 논란에 더해 몇 해 전부터 해마다 진보하는 한국 성형기술 수준을 검증하는 자축 무대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몇 년 전 한 수상자는 최종 우승자로 선발되자마자 성형 전후 모습이 인터넷상에 공개되면서 성형했음에도 ‘지성은 고사하고 미조차도 부족한 외모’라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같은 논란을 피해 가려 했음인지 최근 미디어를 통해 등장하는 미스코리아 이미지는 상당히 희화되고 있다. 미디어의 이 같은 공들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상자 선정과정에서 금품이 오간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외 호감도 및 신뢰도가 급속도로 추락하고 있다.
어제(20일) 한 매체는 지난해 대회에서 주최 측 관계자가 참가자 부모에게 뒷돈을 요구한 사실을 보도해 그동안 루머로만 떠돌던 사실을 수면 위로 드러냈다.
뒷돈 거래를 받아들인 한 참가자 부모는 주최 측 관계자가 제시한 두 명의 심사위원에 각각 2천만 원씩 남편의 계좌에서 송금했으나, 당초 약속과 달리 딸이 본선대회에서 본상 수상자 명단에조차 오르지 못하자 이 같은 사실을 고발했다.
그는 심사위원에 건넨 4천만 원 외에도 헤어, 메이크업, 워킹 등의 교육비로 회당 150~275만 원씩 총 3,525만 원, 염색, 펌, 네일케어 등의 비용으로 500만 원, 마사지 10회에 750만 원, 의상준비에 600만 원, 화장품 등 미용용품에 200여만 원, 필링마사지에 500만 원을 장기자랑 준비에 300만원을 지출 1억 원이 넘는 돈을 미스코리아 출전비용으로 지출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주최 측은 금품 수수와 관련된 직원을 해임한 상태이며, 금품을 제시했음에도 해당 후보가 본선 수상자로 오르지 못한 것은 대회가 공정하게 이뤄졌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논란에 과연 피해자가 존재하는가에 대해서는 한 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명확하게 드러나는 가해자는 해당 참가자 부모에게 금품을 요구한 주최 측 관계자와 실제 뒷돈이 입금된 계좌 소유주들이다. 또한, 이 같은 선택을 하게끔 한 외모와 스펙지상주의의 사회 환경은 ‘빅브라더, 보이지 않는 손’으로 가장 결정적인 가해자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해당 참가자와 부모 역시 금전적 피해자일 뿐 이러한 사회 분위기에 동조했다는 점에서 명확하게 피해자라고 분류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
미스코리아 금품수수 문제를 공론화시킨 부모 외에도 또 다른 참가자 부모는 준비과정에서 성형을 권유받아 성형비용까지 추가돼 2억 원이 넘는 돈을 지출했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은 ‘왜 미스코리아가 돼야 하는지’에 대한 비전이 없는 상태에서 ‘미스코리아가 돼야 한다’는 당장의 목적과 욕구에만 충실함으로써 초래된 예측된 결말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금품 수수와 관련해 이전에도 유명 미용실이 연관돼 유사한 사례가 발생한 적이 있다. 이처럼 검은 거래가 오랜 기간 관례처럼 이어져왔다는 논란을 피해가기 힘든 만큼 '지성과 미의 각축전'이라는 미스코리아 대회에 회복하기 힘든 오점을 남겼다.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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