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식 과잉으로 빛바랜 꾸뛰르 컬렉션 [베이징 리포트 ③]
입력 2013. 10.27. 21:17:44
[베이징(중국)=매경닷컴 MK패션 김희선 기자] 전날 왕 유타오의 무대로 기대감이 높아진 탓일까, 2014 S/S 차이나 패션위크 둘째 날의 꾸뛰르 컬렉션은 실망스러웠다.
26일 베이징 호텔과 751D·PARK에서 루 웨이싱의 라 차리(LA CHARRI), 창 징징(Zhang Jingjing), 왕 얀난의 타냐(TANYA) 꾸뛰르 컬렉션이 열렸다.
라 차리는 그리스의 낭만과 파리의 럭셔리, 서유럽의 클래식, 그리고 중국 연회장의 우아함을 주제로 아름다움을 찾아 떠나는 여행을 그렸다. 창 징징은 밝고 부드러운 빛깔의 조형적인 드레스로 로맨틱 이미지를 끌어냈으며, 탄야는 빈티지와 우아함를 주제로 한 데이웨어, 이브닝드레스, 웨딩드레스로 쇼를 구성했다.
세 브랜드가 공통으로 중점을 둔 부분은 중국과 서양 스타일의 결합. 이들은 각각 빨간색과 섬세한 자수, 자카드와 브로케이드 등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이를 구현하려 애썼다.
그리고 흥미로웠던 공통점들. 모델들은 짧은 속치마를 입은 후 드레스의 시스루나 절개 등으로 속치마를 드러냈다. 비대칭 라인도 인기였는데, 스커트 헴라인의 앞뒤가 다른 것은 기본이고 원숄더 또는 양 어깨끈의 재질과 넓이를 다르게 한 디자인이 많았다.
또 이들은 길거나 짧은 술 장식을 어깨나 목둘레, 가슴 등에서 아래로 늘어뜨렸고, 땅에 끌리는 트레인은 스커트 밑단뿐 아니라 허리 중심이나 어깨에서도 늘어져 마치 2단 폭포처럼 보였다.

섬세한 수작업으로 완성된 의상들은 각기 다른 분위기로 눈부시게 빛났다. 라 차리의 샴페인빛 드레스, 창 징징의 오프닝을 연 화이트 비즈 드레스 그리고 타냐의 50년대풍 빈티지 원피스는 더없이 여성스럽고 아름다웠다.
하지만 많은 의상이 곳곳에서 지나친 욕심을 드러내며 길을 잃기도 했다.
예를 들면 이렇다. 한쪽 어깨만 드러낸 비대칭 디자인 의상에 시스루 소재로 신체 일부를 드러낸 다음 보석과 꽃을 달고, 플리츠와 셔링까지 담아냈다. 그것도 미니 원피스에.
또 다른 드레스에는 눈부시게 반짝이는 보석을 달고 출렁거리는 러플과 작은 꽃잎을 붙였다. 거기에 깃털까지 달고도 뒤가 허전했는지 레이스업으로 또 한 번 손을 댄 후 리본으로 마무리하는 식이다.
물론 단순함과 복잡함을 바라보는 개인의 취향이 다르며 크게는 우리보다 화려함을 선호하는 중국인의 미의식이 반영된 결과겠지만, 지나치다 싶은 장식들은 아쉬움을 자아냈다. 비우고 덜어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한편 또 다른 쇼에서는 맞음새가 문제였다. 맞춤복을 의미하는 꾸뛰르 의상은 몸에 정확히 맞야아 하는 것이 첫 번째 조건. 하지만 드레스의 가슴 부분이 들뜨고 흘러내려 속옷이 다 드러나는 사고가 여러 번 연출됐고, 쇼 직전 모델이 급하게 교체돼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 밖에 무거운 수제 비즈 때문에 걸을 때마다 옷이 점점 흘러내리는 것도 모자라 둔탁한 소리까지 나는가 하면, 현대적 디자인에 더해진 중세시대 드레스의 벨 슬리브가 어색함을 자아내기도 했다.

쇼의 뒷이야기. 타냐의 무대는 마치 존 갈리아노 컬렉션처럼 50벌에 육박하는 의상을 모두 다른 모델이 입은 채 무대에 섰고, 쇼가 끝나자 이들은 한꺼번에 피날레에 올랐다.
한 패션 관계자는 “이게 바로 패션쇼”라며, 매 착장마다 최적의 상태로 무대에 올림으로써 급하게 옷을 갈아입어 생길 수 있는 사고를 예방하고 쇼의 완성도도 높일 수 있어 이상적이라고 환호했다. 물론 비용상 비효율을 감수한다면 말이다.
그리고 또 하나, 아름다운 중국 모델에 대한 현장 반응이 뜨겁다. 시크함을 자랑하는 이들의 외모는 아름답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하다. 최근 계속되는 중국 모델의 선전이 단지 ‘큰손’ 중국시장을 의식한 서양 브랜드의 전략 때문만은 아닌 듯하다.
[베이징(중국)=매경닷컴 MK패션 김희선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차이나 패션위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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