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 나온 ‘아베크롬비’ 고객, ‘잘 나가는 그룹’의 모호한 기준 [이미지마케팅 득과실①]
- 입력 2013. 10.28. 08:43:09
[매경닷컴 MK패션 임소연 기자] 개점 홍보 행사로 근육질 외국인 모델들의 노출 퍼포먼스를 고집해 온 아베크롬비 앤 피치(이하 아베크롬비)가 지난 25일 서울 청담점 매장 앞에서도 같은 방식의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에 아베크롬비의 노출 퍼포먼스가 안고 있는 외모, 인종 차별적인 문제가 다시금 대두되면서, ‘그래도 핫가이의 등장은 좋다’는 입장과 ‘아베크롬비 제품은 절대 사 입지 않겠다’는 비난의 목소리로 여론의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아베크롬비의 대표 마이크 제프리스는 그동안 ‘미국의 잘나가는 그룹’을 아베크롬비의 타깃으로 생각한다며, “뚱뚱한 사람은 물건을 사지 않았으면 좋겠다. 젊고 마르고 아름다운 고객만 원한다”는 외모 차별적인 경영 철학을 비춰왔다.
이에 아베크롬비의 여성의류는 엑스라지 크기 이상이 없으며 하의 사이즈도 0~10까지만 출시돼, 평균 신체 조건이 큰 미국인 대상 브랜드인데도 불구하고 빅사이즈 고객은 입을 엄두도 못 낼 한정적인 사이즈 마케팅을 고수하고 있다.
아무리 아베크롬비가 지향하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서라 하더라도, 고객을 골라 팔려는 아베크롬비의 경영 철학이 매번 외모, 인종 차별 논란의 중심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또 다양성에 초점을 두고 있는 업계와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잘나가는 그룹’을 상징하는 소비층이 ‘쭉 뻗고 늘씬한 사람’이 맞는지도 기준이 모호해졌다.
게다가 아베크롬비가 주장하는 ‘젊고 마르고 아름다운’ 타깃층이 실제 구매자와 일치하는지도 의구심이 따른다.
실제로 아베크롬비 옷을 입고 거리를 활보하는 국내 남성 고객 중 대다수가 쭉 뻗고 늘씬한 ‘핫가이’가 아니다. 게다가 옷이 꼭 낄 만큼 배가 나온 고객도 아베크롬비 룩을 즐기는 모습이 눈에 띈다.
또 아베크롬비가 몸매 스펙이 뛰어나야만 어울리는 아메리칸빈티지 스타일을 몇 년째 고수하는 동안, 여성복 트렌드는 보다 매니시하고 간결하게 변했다.
또 여성 소비자는 남성 고객에 비해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하다보니, 변화가 있지 않는 이상 아베크롬비 시장에 남아 있을 국내 여성 고객의 수도 급격하게 줄어들지 않겠냐는 것이 업계의 이야기다.
아베크롬비가 고수하는 타깃층이 단순히 과거 이미지에 머물러 있는 것이라면, 고집스러운 이미지 구축보다는 새 고객을 사로 잡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매경닷컴 MK패션 임소연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 진연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