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광복동 SK-ll 피테라하우스, 패션거리 분위기 깨는 ‘홍보전쟁’
입력 2013. 10.28. 18:17:49

[매경닷컴 MK패션 박시은 기자] 부산시 광복동 ‘패션거리’에는 골목마다 독특한 보세 옷 매장이 밀집돼 있어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골목상권에 상업적인 SK-ll 피테라하우스가 입점 돼 그 분위기를 반감시키고 있다. 소소한 매력이 돋보이는 상권에 떡하니 자리 잡은 고가의 화장품 매장은 조화를 이루지 못해 어색하기만 하다.
SK-ll 피테라하우스가 지난 달 27일부터 11월 8일까지 한시적으로 커피스미스 부산 광복점에서 판매를 겸한 프로모션을 실시한다. 특히 SK-ll의 시그니처 제품인 에센스가 조명으로 설치돼 있고, 매장을 방불케 하는 화려한 인테리어가 멀리서도 눈에 띈다.
광복동에서 옷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는 “광복동 골목에는 브랜드 매장이 입점 3개월 만에 문을 닫는 경우가 다반사일 정도로 독특한 디자인을 찾는 고객들이 자주 방문한다”며 “그러나 상권의 분위기를 흐리는 기업의 홍보성 매장이 그리 달갑지는 않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SK-ll는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도 백화점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매장 인테리어로 여러 차례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삼청동에 입점 된 타 기업 브랜드들은 대개 지역이 가진 고유의 분위기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 위화감 없는 비슷한 느낌으로 매장 인테리어를 설계하곤 했다. 그러나 SK-ll는 백화점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매장분위기로 조화를 고려하지 않은 다소 이기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이처럼 작은 옷가게와 아기자기한 카페가 밀집해 있던 신사동 가로수 길과 홍대, 삼청동 등이 대기업들에 밀려 고유의 분위기가 상업적으로 변질돼 버린 것처럼, 광복동 골목 역시 분위기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덩치 큰 기업들로 인해 그 분위기가 훼손될 까 우려된다.
물론 광복동의 SK-ll 피테라하우스가 일정기간을 정해놓고 운영되는 팝업스토어 형식에 가깝지만, 공간의 매력을 망가뜨리면서까지 영역을 넓혀가는 SK-ll의 방식에 불만의 목소리는 점차 높아져 갈 뿐이다.
[매경닷컴 MK패션 박시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진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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