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류·화장품 수입가 공개는 영업비밀 침해?” 수입공산품 공정경쟁 필요
- 입력 2013. 10.29. 13:54:40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농산물을 제외한 공산품에도 수입가격 공개제도를 적용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수입제품과 관련해 가격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돼온 패션·뷰티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2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조정식 의원은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공산품 가격 미공개로 인해 가격경쟁이 일어나지 않아 비싼 국내 수입 공산품을 인터넷 등을 통해 해외에서 구매하는 직접구매(이하 직구)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며 문제를 제기했다.패션·뷰티업계는 수입국 현지 소비자가와 비교해 가격 격차가 크다는 지적이 나올 때마다 유통마진 등을 고려한 것이라며 논란을 피해왔다. 그러나 인터넷을 통한 직구가 늘면서 패션·뷰티업계 내에서 가격 현실화 조치가 논의되는 등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조 의원실 공개한 관세청 제출 자료에 따르면, ’09년에는 73만 3천 건이던 해외직접구매 건수가 ’12년에는 454만 9천 건으로 521%, ’09년에는 5천8만 불이었던 해외직접구매 금액은 ’12년 4억 3천3백만 불로 646% 증가했다. 또한, 올 8월 말까지 직접구매 건수는 409만 5천 건, 구매액은 3억 8,100만 불로 연말까지 550만 건, 5억 불이 넘을 것으로 추산됐다.
해외직접구매가 늘어난 원인은 높은 수입 공산품 가격이 원인으로 수입가격 공개를 통한 가격경쟁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으로 확인됐다는 것이 조 의원실의 분석이다.
또한, 조 의원실 측은 “정부가 ’08년 5월 제3차 서민생활안정 태스크포스(T/F)회의에서 발표한 물가안정 보완대책을 지원하려는 후속조치로 수입 소비재에 대한 수입가격 공개제도를 도입하기로 하고, 그해 90개(농수산품 34개, 공산품 24개) 세부 수입 품목에 대해 브랜드별 최저․최고․평균 수입가격(운임․보험료, 제세 포함)을 공개했다. 그러나 가격조사·공표와 직접적인 연관성 부족으로 수입품 가격공개의 근거를 명확히 하기 위해 2009년 2월 관세법 29조(가격조사 보고)를 신설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세청이나 기획재정부는 수입가격의 공표에 필요한 구체적 사항을 시행령에 위임해 놓고 시행령 개정을 미뤄오다가 법 개정 후 2년이 지난 후에야 시행령을 개정(’11.4)했으며, 그마저도 반쪽짜리에 불과해 공산품 수입가격 공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관세법 시행령은 상표와 상호를 공개해서는 안 되고, 동일한 물품에 대해 둘 이상의 수입자가 있어야 공개할 수 있도록 공개 범위를 대폭 축소시켰다.
조 의원실은 공산품 수입가격 미공개 사유에 대한 질문에 관세청으로부터 “농산품은 품질에 따른 가격 차가 적어 공개에 따른 가격모니터링의 효과가 있고, 별도의 브랜드가 없는데다 원산지별로 평균수입가격을 공개해도 업체의 영업 비밀을 침해할 소지가 적다. 반면, 공산품은 품목별 또는 브랜드별 가격 편차가 심해 공개효과가 미미하고 세부사항을 공표할 경우 업체의 영업 비밀을 침해할 소지가 있어 현행 법령상 공개를 금지하고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전했다.
이는 다분히 수입업체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으로 관계부처의 답변이라고 하기에는 논란의 여지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조 의원실은 관세법 및 관세법 시행령의 유권해석에 대해 25일 국회입법조사처 측이 “공산품의 수입 가격을 수입국별·품목별 수입 평균 가격으로 공표하는 방안의 경우, 구체적인 브랜드를 특정하거나 수입자가 1인인 등 해당 수입업체의 영업 비밀에 해당하는 내용을 공표하지 않는다면 현행법 및 시행령에 저촉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수입 생수 국내 판매가가 수입 가격보다 8배, 수입화장품 가격이 원가보다 6.5배 비싸다. 9만 원짜리 수입전기다리미의 수입 가격이 3만 6천 원이다. 이처럼 공산품 수입 판매 가격에 거품이 잔뜩 끼어 있다”라며 “수입업체가 폭리를 취하는 것에 대해 국민들은 개선을 원하고 있다. 그 반증이 언어나 결제의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직구족’이 늘어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농산품의 경우 수입 가격을 공개함에도 불구하고 공산품은 현행법을 이유로 공개하지 않는 것은 차별적인 행태로 즉각 시정돼야 한다. 정부는 공산품에 대해서도 수입 가격을 공개해 수입업체가 가격경쟁을 통해 가격을 내려야 한다”며 즉각적인 제도개선을 요구했다.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조정식 의원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