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스팅 에센스, 토너 혹은 에센스" 네이처리퍼블릭 ‘에센스’ 표기 논란
- 입력 2013. 10.31. 10:51:59
[매경닷컴 MK패션 이예원 기자] 한국소비자원(이하 소비자원)의 미백 제품 일반형과 프리미엄형 성분 및 가격 비교시험에서 3.8배의 가격차이가 벌어진 것으로 조사된 네이처리퍼블릭 사안이 제품표기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 측은 일반형으로 분류된 더 퍼스트 넘버원 에센스가 일반 에센스와 제형이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며 토너에 가까운 부스터로 제품 선정기준의 부당함을 호소했다.이에 대해 소비자원은 측은 제품명과 광고상의 문구에 기준한 것으로 에센스, 부스터, 토너 등은 화장품 회사 측이 임의적으로 정한 명칭이라고 설명했다.
네이처리퍼블릭과 소비자원의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부스터 제품이 에센스로 표기되고 있는 데 대한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조차 정확하게 그 차이를 구별하지 못하고 있는데, 한 20대 여성 소비자는 “부스터라는 기능 자체에 호감이 간다. 그런데 왜 에센스라는 명칭이 붙었는지 모르겠다. 고기능성이라는 의미라고 해석해 에센스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토너쯤으로 생각하고 사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40대 여성은 “매장 직원이 에센스와는 다르다고 말해 토너 대신 사용할 수 있냐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말해 그냥 매장을 나왔다. 특별하다고 말하는 트리트먼트 에센스가 토너에 가깝다면 굳이 비싼 돈을 주면서까지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렇듯 부스터라는 기능을 가진 제품에 ‘에센스’라는 이름을 달고 출시해 소비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SKⅡ ‘피테라 에센스’를 시발점으로 미샤 ‘더 퍼스트 트리트먼트 에센스’, 아이오페 ‘바이오에센스’, 이니스프리 ‘자연발표에너지에센스’ 모두 부스터 기능의 제품을 출시하면서 에센스라는 명칭을 붙였다.
화장품 회사 측은 부스터 즉 부스팅 에센스라고 분류되는 제품이 피부 본연의 재생력을 끌어올려 다음 단계에 사용할 화장품의 흡수를 높여준다고 설명하고 있다.
여기에 경쟁적 출시가 이어지면서 브랜드마다 피부 톤을 밝혀주고 피부 독소를 없애주는 등 다양한 기능이 더해지고 있지만, 실제 그 효능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증명되고 있지는 않다.
SKⅡ 홍보 관계자는 “워터 타입의 에센스가 처음 출시됐을 때, 부스팅 기능을 강조했던 것은 아니다.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농축 에센스처럼 브랜드가 자체 개발한 고유의 성분을 담고 있어서 에센스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다”며 부스팅 에센스는 업계에서 만들어진 것이라는 의견을 밝혀 논란의 여지가 있음을 시사했다.
아이오페 홍보 관계자는 “다양한 종류의 에센스가 출시되면서 그것을 제형에 따라 구분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최근에는 로션, 에멀전 대신 묵직한 느낌의 에센스를 사용하기도 하고, 토너 대신 워터 타입의 부스팅 에센스를 사용하기도 한다”며 에센스가 다양하게 출시된 것은 뷰티업계 하나의 트렌드라고 말했다.
이처럼 화장품 업계 내에서도 부스터를 분류하는 기준이 모호할 뿐 아니라 일부는 에센스에 포함해도 된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기도 하다.
물론 논란이 된 네이처리퍼블릭의 경우 제형의 차이와 함께 용량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보는 시각에 따른 관점이 달라질 수는 있다.
그러나 ‘토너에 가까운 부스터’라는 별도의 설명이 필요 없는 명칭을 사용했더라면 비교 시험 대상에 오르는 비운을 겪지는 않았을 것이다.
화장품 기능이 진화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뚜렷하게 정의되지 않는 제품의 이름과 업계에서 편의를 위해 만들어낸 제품의 카테고리는 소비자들의 혼란을 일으켜 개선의 필요성이 대두하고 있다.
이에 대해 소비자원은 “제품 표기문제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할 말이 없다”라고 입장을 표명했다.
[매경닷컴 MK패션 이예원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네이처리퍼블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