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험생들을 향한 성형외과의 무책임한 유혹[수능 성형 폐해③]
- 입력 2013. 11.01. 16:35:21
- [매경닷컴 MK패션 조혜원 기자] 수능을 마친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성형 수술 이벤트들. 성형외과들이 이벤트를 앞세워 성형수술과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기는 분위기와 이러한 이벤트 중 패키지 상품의 맹점을 앞서 알아봤다. 이외에도 수능 성형 이벤트의 대표적인 가격, 동반 할인의 맹점에 대해서도 살펴보자.
싼 게 비지떡! 가격 할인 이벤트
패키지와 비슷하게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가격 할인 이벤트다. 논현동 S 성형외과에서는 ‘나도 14학번 캠퍼스 얼짱되기’라는 문구를 내걸고 눈 성형 95만원, 코 성형(콧대+코 끝) 150만원 정가를 내걸었다. 여기에 눈은 수술 시간 30분이라는 조건도 붙었다.
저렴하게 수술을 하면 좋은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가질 수 있지만 실상은 그에 따른 부작용들도 있다. 한 성형외과 의사는 성형수술 이벤트를 반대하며 “한 시즌에 저가로 많은 환자들을 받다보면 본의가 아니더라도 정성과 분석력이 떨어질 수 있다. 내 지인이라면 너무 저가를 내세우는 병원은 오히려 피하라고 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도한 것이 아니라도 환자가 몰리는 시즌에 저가로 수술을 받으면 원하는만큼 세심한 진찰과 수술을 받을 수 없을 수도 있다. 그런 위험 부담을 안기에는 성형수술이 홍보 문구처럼 쉬운 것이 아니라 평생 책임져야 할 선택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특히 S 성형외과는 짧은 수술시간을 내세워 수험생들이 성형수술을 간단한 것으로 인식하고 쉽게 결정하기 쉽다.
위의 S 성형외과의 가격은 이벤트가로 평범한 편이다. 서초동의 N 성형외과는 쌍꺼풀과 코 필러를 합쳐서 59만원에 내세우기도, 다른 병원에서는 쌍꺼풀 가격이 30만원대로 내려가기도 한다.
심지어 위험성이 크고 미용의 목적으로는 자제해야 한다는 안면 윤곽 수술을 할인하며 어린 학생들에게 양악 수술을 부추기는 곳들도 다수다. 역삼동의 R 성형외과 원장은 안면 윤곽 수술과 수능 성형을 설명하는 한 기사에서 “안면 윤곽 수술은 뼈가 완전하게 성장한 19세 이후가 적정시기”라며 “좀 더 정밀한 진단이 필요하겠지만 수능을 마친 수험생의 대부분이 그렇다”고 말했다. 하지만 19세를 안면 윤곽 수술을 하기에 아직 어리다고 판단하는 의사들도 많으며, 많은 부작용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봤을 때 특별한 케이스를 제외하고는 안면 윤곽 수술을 성형의 목적으로 홍보하는 것은 부정적으로 보인다.
동반 할인
패키지, 가격 할인 외에 눈에 띄는 것이 바로 동반 할인이다. T 성형외과는 수험표 지참시 수험생 및 수험생 가족 수술비를 30% 할인해주는 이벤트를 진행중이고, 서초동 N 성형외과는 2인 동반시 10%, 3인 동반시 15%, 4인 동반시 20%를 할인해 주고 있다. 이 이벤트야말로 의료 행위와는 어울리지 않는 1+1 행사이며 성형을 부추기는 이벤트다.
성형수술을 결정하는 데는 신체적 성숙도 중요하지만 자신이 가진 외모를 정확히 알고 아름다움을 판단하는 가치가 확립되는 정신적인 성숙도 중요하다. 이제 막 성인이 되면서 제대로 외모를 가꿔보지도 않았으며 자신의 아름다움을 발견하지도 못한 학생들의 아름다움이 성형외과의 분위기 조장과 상업성에 박탈당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이벤트의 양상을 보면 현재 희화화되는 ‘강남녀’들도 사람들의 기준이 아닌 의사들이 정해놓고 홍보한 미의 기준에 의해 만들어졌을 확률을 무시할 수 없다. 상업성에 휘둘려 자신의 아름다움을 잃고 싶지 않다면 현란한 문구, 홍보에 현혹되지 말고 자신만의 가치에서 신중한 선택과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다.
[매경닷컴 MK패션 조혜원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MK패션, photopar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