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과 속이 다른 가격 표시, 소비자들에게는 무용지물[미용실 가격표시제①]
입력 2013. 11.04. 13:25:22

[매경닷컴 MK패션 조혜원 기자] 외부 창에 붙어있는 ‘커트 1만 5천원’ 문구를 보고 미용실에 들어간 A씨. 커트 후 계산을 하려 하니 가격이 2만 5천원이라고 한다. ‘1만 5천원이라고 표시돼 있어서 커트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1만 5천원은 남성의 경우라는 대답이 돌아와 2만 5천원을 계산할 수 밖에 없었다.
A씨는 “나올 때 다시 확인을 해보니 커트 1만 5천원 밑에 작은 글씨로 ‘고객에 따라, 모발 상태에 따라 가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라고 적혀 있었다”며 “저렴한 남성 헤어 커트의 가격을 일반 가격처럼 고지하는 것은 눈속임에 불과하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이처럼 추가 비용, 물가 안정, 소비자 선택권 강화의 목적으로 올해 초부터 시행된 ‘미용실 옥외가격표시제’는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일으키는 것이 다반사다. 외관에는 미용실의 최저가를 크게 붙여 고객을 유치하고, 실제로 시술을 받으면 성별, 기장 추가, 영양, 디자이너급에 따라 가격이 추가되기 때문이다. 고객이 겪는 당혹감이나 불편함에 대해서는 ‘가격이 달라질 수 있다’는 문구 하나로 책임을 면할 수 있다.
심지어 가격표시제는 쇼윈도 광고지로 불리며 본래 의도와는 다르게 미용실의 홍보 수단으로도 이용되는 추세다.

저가로 유인하지 않는 고급 미용실에서도 무용지물
고급 미용실이 밀집된 청담, 압구정 일대는 가격표시제의 의미가 더욱 무색하다. 고급 살롱을 표방하는 만큼 외부에 가격을 큰 글씨로 노출하지 않으려 애쓰는데다 디자이너급에 따른 가격의 차이도 매우 크기 때문이다.
이 지역의 미용실들은 건물을 통째로 사용하거나 2, 3층 등을 사용한다고 해도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바로 숍의 내부로 이어지는 구조가 대부분이다. 엘리베이터를 내리면 가격표가 있거나 숍의 내부에 가까운 복도에 가격 표시가 돼 있는 경우가 많아 소비자들이 실질적인 외부에서는 가격을 알 수 없는 시스템이다.
또 디자이너, 실장, 부원장, 원장의 급에 따라 가격도 10배 가까이 차이가 나고, 클리닉 시술 등도 매우 고가로 추가 비용이 들면 고지한 가격과 큰 차이가 난다.
실제로 청담, 압구정 일대를 취재해보니, 보통 커트는 4만~10만원 이내, 펌은 10만~30만원 이내로 고지된 것과 달리 상담을 했을 때는 커트는 20만원 대까지, 펌은 60만원 대까지 가격이 상승했다. 최저 고지가와 6~7배 차이나는 가격이다.
약 10개월간의 미용실 옥외가격표시제를 살펴보면 박리다매를 추구하는 숍에서도, 고급 살롱에서도 본래 의도와는 크게 벗어난 길을 걷고 있다. 고객들에게 득이 되지 못하는 가격표시제. 이어서 이에 대한 헤어 디자이너들의 입장은 어떠한지 인터뷰했다. <계속>
[매경닷컴 MK패션 조혜원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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