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비자 모르면 백전백패 “브랜드여, ‘센스’를 따르라”
- 입력 2013. 11.06. 13:18:51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가치만족형 소비는 줄어드는 반면 대리만족형 소비는 늘어나는 극단적 양분화가 이뤄져 패션계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패션계에서는 여성복 브랜드들이 회생불능의 위기에 처한 이유로 ‘프리미엄 전략’을 꼽는다. 소비자가 상승을 통해 매출 하락치를 메우고자 하는 이유가 깔린 만큼 가치만족형 소비의 정석을 따름으로써 화를 자초했다는 분석이다.반면 무소불위의 성장을 이어가는 아웃도어는 대리만족형 소비의 전형적인 사례로 꼽힌다. 아웃도어가 패션 소비의 영역이기는 하지만 일부 아웃도어 관계자들은 패션의 관점이 아닌 체험의 영역으로 접근하는 것이 더 정확한 판단이 가능하다는 견해를 제시하기도 한다.
이처럼 가치만족형 소비의 감소와 대리만족형 소비의 성장을 설명하는 소비 키워드 '센스(S.E.N.S.E.)'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는 6일 ‘최근 소비패턴 변화와 기업의 대응 연구’ 보고서를 통해 소비 신조류로 불필요한 지출통제(Save &control), 여성의 감성소비(Emotional female power), 치유 받고 싶은 마음(Need to heal), 키즈에 아낌없는 투자(Spare no money on kids), 힘든 만큼 강해지는 체험 갈망(Enjoy experience)을 의미하는 센스(S.E.N.S.E.)를 소비 신조류로 제시했다.
평판-트렌드 소비 최소화, 불황으로 불안 심리 고조
불필요한 지출통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제가 다시 침체됨에 따른 소비변화로 이해될 수 있다. 소비자들이 가계부채 불안, 노후불안, 고용불안 등이 겹치면서 충동구매나 불요불급한 지출을 억제하고 있으며 이는 97년 외환위기를 경험했기 때문에 불안 심리가 높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여성형 소비의 파괴, 첨단제품도 여성이 주도권 ‘테크파탈’
여성의 감성소비는 여성이 남성의 영역에까지 소비 주도권을 가지는 최근의 동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한상의는 “2014년 전 세계 여성의 가처분소득은 중국과 인도 두 나라 GDP의 2배를 능가하는 18조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라며 “최근에는 패션, 생활뿐 아니라 남성영역이었던 자동차나 전자제품 등의 구매 결정까지 여성이 주도하는 추세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테크파탈(Tech Fatale: Technology+Femme Fatale)이라는 신조어까지 나왔다. 테크파탈은 1980년생 이후 여성소비자로, 첨단제품을 적극 구매하고 구매 후기를 남겨 제품평판까지 좌우하는 이들을 말한다.
이 보고서는 “가구의 94%, 여행상품의 92%, 전자제품의 61%, 자동차의 80%, 주택의 91%가량이 여성소비자에 의해 구매가 결정된다는 학계보고도 있다”라며 “첨단기능뿐 아니라 디자인과 색상, 브랜드스토리, 접객서비스 등 여성을 위한 감성적 요소의 보강작업이 필수이다”라고 전했다.
힐링으로만 해결될 수 없는 진정한 ‘치유’ 욕구
치유 받고 싶은 마음의 욕구가 힐링마케팅 활성화와 이에 대한 거부감을 동시에 유발하고 있다.
대한상의는 “힐링상품이 명상, 요가, 스파 등에서 벗어나 식품, 화장품, 가구, 패션, 의료, 문화, 관광 등 광범위한 부문에 걸쳐 출시되고 있다”라며 “힐링 관련 상표출원이 2008년 26건에서 2011년 72건, 지난해 1~7월 86건으로 급증했는가 하면 유명백화점을 중심으로 힐링푸드관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힐링마케팅에 대한 소비자 불신과 피로감이 확산되는 전혀 반대 현상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자신이 중심이었던 X세대, 이제는 ‘자녀’를 위한 소비로
90년대 젊은 시절을 보냈던 X세대들이 자녀 소비생활에 지대한 영향력을 쏟으면서 키즈에 아낌없는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대한상의는 “기성세대와 달리 X세대는 돈과 사회적 명예 못지않게 건강하고 여유 있는 삶을 중시하기 때문에 자녀에 대한 지출을 투자로 인식한다”라며 “키즈만의 독특한 니즈를 찾아내고 맞춤화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키즈는 컴퓨터가 TV보다 익숙한 세대로, 키즈 시장은 스마트폰, PC, 카메라, 게임기 등 IT분야 등 전 부문에 걸쳐 포진돼 2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스트레스는 땀과 노력이 필요한 ‘체험’으로 해소
불황 등을 이유로 현대인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가중되고 있어 힘든 만큼 강해지는 체험 갈망 욕구가 높아지고 있다.
이 보고서는 “일과 삶의 균형 추구, 불황에 대한 스트레스 해소 등으로 금융위기 이후 여가 관련 지출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라며 “색다른 체험활동을 통해 자기개발을 추구하는 교육관광 콘텐츠가 확산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나이키의 ‘We run Seoul 10K’(10km 마라톤)처럼 소비자에게 브랜드가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체험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라며 “일탈과 모험의 요소를 이용해 고객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박종갑 대한상의 상무는 “물건을 팔기 위해서는 품질, 스토리, 이미지뿐 아니라 소비맥락과 고객이 처한 상황까지 총체적으로 관리하는 시대가 됐다”며 “기업이 주도하는 고객관계관리(CRM)에서 벗어나 고객이 주도하는 관계형성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MK패션, photopar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