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자체카드사업 정리, ‘패션 1994’ 패션전문유통의 서류상 종말
입력 2013. 11.15. 10:18:26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금융기관이 백화점 및 유통전용 카드사업자 대거 정리방침을 발표하면서 패션계는 과거 명동 및 전국 주요 가두점에서 맹위를 떨치던 패션전문점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고 있다.
매체를 통해 보도된 바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최근 백화점 및 유통전용 카드사업자를 점검한 결과 부당 영업 행위 또는 사업 미비 사실이 발견돼 6개 유통사 카드사업을 말소시킬 예정이다.
현재 거론된 6개사는 그랜드백화점, 제이유백화점, 천안 아라리오 산업, 대현, 신원, 부산 파라다이스 호텔로, 파산한 제이유백화점뿐 아니라 그랜드백화점, 천안 야우리를 운영 중인 아라리오 역시 카드사와 제휴체제로 전환하거나, 맴버쉽만 운영하고 있다.
또한, 대현과 신원은 과거 명동 및 전국 단위로 전개하던 패션전문점 사업이 정리된 이후 사실상 카드발행 사업을 중지한 상태로 이번 카드사업 말소에 따른 사업상 타격 있는 것은 아니다.
신원 관계자는 “이미 카드 사업은 중지된 상태이다”라고 말해 이번 카드사업 말소와 관련 회사에 영향이 오는 것은 없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97년 외환위기 이전 90년대는 사회적으로 거품경기라는 부정적 여론이 컸지만, 패션계로는 가장 화려했던 시기로 기억되고 있다. 명동에만 대현, 데코, 신원, 엘칸토, 한일합섬, 삼성 등 6개 패션업체가 운영하는 패션전문점이 자리해 평당 매출에서 백화점과 맞먹는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당시에는 발급조건이 까다로운 신용카드나 백화점 카드와 달리 패션전문점은 발급조건이 사실상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카드 발행이 무작위를 이뤄지다시피 했으며, 카드발행을 권유하는 삐끼(패션전문점 남자직원)들이 명동거리를 누볐다.
패션전문점에 근무하는 양복 입은 삐끼들은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했는데 마치 나이트클럽에서 부킹을 위해 여자들 손목을 잡아당기는 것처럼 대낮의 한복판에서 여성들을 마치 상품처럼 잡아끄는 모습에 대해 여론은 불편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당시 패션전문점에 근무했던 관계자는 “술집에서 일하는 여성이나, 대학생들이 카드 발급 주 고객이었다. 당시에는 신용카드 발급 조건이 까다로웠기 때문에 패션전문점 카드를 선호했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미수금이었다. 카드 관련 부서에 남자직원이 많았던 것은 발급뿐 아니라 미수금을 받아야 했기 때문이었다. 미수금을 받기 위해 카드를 발급한 여성고객이 근무하는 술집에 가는 일도 허다했으며, 매출이 없으면 술집에 가서 술을 마시며 술집에서 근무하는 여자들과 거래를 하기도 했다”라며 “지금 생각하면 패션전문점들이 스스로 불길로 뛰어든 거나 마찬가지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 같은 패션전문점은 김대중 대통령이 신용카드 발급조건을 완화하면서 사실상 종말을 고했다.
16일, 금융권의 카드발급 말소 소식을 접하면서 한 패션계 관계자는 “당시에는 중소업체 및 중소패션업체들의 유통진출이 활발했다. 부정적인 측면도 있었지만, 많은 브랜드들이 패션전문점들을 기반으로 이름을 알리고 백화점에 진출하기도 했다. 이처럼 패션전문들이 브랜드 인큐베이팅 역할을 한 긍정적인 면도 컸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유통이 크고 화려해졌다. 그 만큼 소소한 맛이 사라지고 브랜드도 유통처럼 대형화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시대가 됐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현재 시점부터 대기업유통체제로 완벽하게 전환됐다. 서류상 종말에 큰 무게를 둘 수는 없지만 유통다각화라는 관점에서 대기업이 얼마만큼의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아직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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